참석 인원: 문창현, 박배일


정말 바쁜 6월이 지났다. 6월의 목표는 <탈핵 프로젝트>의 제작 방향을 잡기 위한 취재와 <사상>의 촬영 컨셉 확정과 <나와 나의 거리> 마무리였다. 6월 동안 밀양에 들어가 일주일간 주민들과 생활하면서 송전탑 사태에 대해 깊게 알수 있었고, 기획서를 작성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제작지원을 받기 위해 제출해 놓은 상태다. <사상>은 다행히 부산영화제에서 지원 받게 되어 제작 할 의미가 있단 걸 확인했다. <나와 나의 거리>는 마무리 단계에서 영화의 의미를 더 부여하자는 의견이 나와 다시 기획/ 보충촬영/ 편집 하기로했다.


<탈핵 프로젝트>를 위해 밀양 송전탑 사태를 취재했고, 에너지 정의행동을 인터뷰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단기간에 끝맺을 작업이 아니란 결론이 나왔고, 고리 1호기가 멈추는 그날까지 핵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고리 1호기가 멈추는 순간이 탈핵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그것을 막으려는 힘을 꼼꼼히 기록하자는데 합의를 봤다. 아마도 이 프로젝트는 3편까지 진행 될 것 같다. 그 이후엔 그 이후에 생각하기로 했다.

그 첫번째 프로젝트가 <멈출 수 없는>이다. 핵발전을 멈출 수 없는 이들과 탈핵을 위한 행동을 멈출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핵에 관해 조금 더 집중해서 핵이 한국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들이 그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가를 말하려 한다.

그것을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할 것 같다. 공부도 해야 할 것 같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야 할 듯... 탈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쏟자는 게 오지의 계획이다.


<사상>은 촬영 포인트를 잡기 위해 움직이려한다. 도축 시장을 방문해 그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담을지 구상하기로 했고, 아버지의 하루를 담을 예정이다. 사상의 독특한 구조를 어떻게 드러내야할지를 모색하기 위해 공단을 둘러볼 예정이다. 

일개 감독은 그동안 자신의 영화가 현실과 현상만 보여줄뿐,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야~~'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한계가 있다고 자책해왔다. 그래서 <사상>에선 현상과 현실만 말하는 게 아니라 노동의 가치를 높이고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까지 담아보자고 한다. 그 흐름들을 잡아내는 게 쉽지 않겠지만, 그리고 생각보다 작업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지만, 그동안 현실과 현상만 보여줬던 한계를 조금은 뛰어 넘어 보자는 게 오지의 계획이다.


깨세아카데미 작품이었던 <나와 나의 거리>를 오지의 작품으로 만들어야하지 안을까란 이야기가 나왔다. 문대표의 연출작이기도하고, 이미 깨세아카데미와 별개로 진행되는 부분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와 나의 거리>는 문대표와 정슬아가 자신의 선택을 이야기하면서 20대 중반이 선택 앞에서 갈등 지점을 잡아내자는 게 목표다. 작품의 방향을 일정정도 합의가 됐고, 구성안을 작성하는 중에 영화에 나올 인물의 캐릭터를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다음주부터 새로이 기획/구성 단계를 거칠 생각이다. 조금은 더 치열하게, 조금은 더 열정을 담아서 영화를 만들겠다는 문대표의 다짐!!! 응원하는 건 당연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지도 힘을 쏟을 거다.


 

 

- 편집에 지쳐 잠든 한동혁 감독 -

 

  영화를 편집하는 내내 배일이형은 나한테 내가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정말 그랬다. 나는 내 영화의 감독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내 영화를 이해하고 믿어야 했는데 나는 계속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겉돌았다. 이 영화 자체가 사회의 고정관념과 걱정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찍은 영화임에도 나는 계속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다. 나의 부끄러운 모습은 숨기기도 했고, 어른들과 부딪히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피하려고 했던 부분도 있다. 물론 영화를 연출한 사람으로서 영화를 봐 줄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나의 태도는 올바른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고 영화로 소통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무조건 피하고 내가 좋게 보이기를 원했다. 그러면 영화가 가진 본래 의미가 감독에 의해 깎여나가게 된다. 사실 이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다.

처음으로 외부 사람들과 시사 후 많은 좌절에 빠졌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내 영화에 설득력이 없다고, 잔소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던 어른들 앞에서 나는 나의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나를 변호하기에 급급했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말하기에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냐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내 영화를 이렇게 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된다.

이것은 내 영화다. 자퇴를 생각한 것도 나고 부모님을 설득해서 자퇴를 한 것도 나다. 편집이 거의 끝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나의 자퇴와 나의 환경, 나의 꿈을 고민해 보아야겠다. 내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처음에는 내가 자퇴한 것을 인정받고 싶었고 응원 받고 싶었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맞추고 싶었고 어른들이 외면하면 왠지 주눅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영화에서도 들어나듯이 나는 주위의 시선에 많은 신경을 쓰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수많은 자퇴에 대한 어른들의 우려와 잔소리를 느낀 나는 세상이 생각보다 힘들고 냉정한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더 이상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려고 하지 말고 어른들에게 나의 의견을 말해야 한다. 자퇴한지 3개월이 지났다. 이제 시작이다

 

글 - 한동혁

 

 

 

 

 

 

  동혁이가 처음 자퇴를 한다고 했을 때, 그의 선택을 지지하고 싶었지만 사실 걱정이 많았다. 누군가의 지지보다 자퇴를 했다는 사실 때문에 상처 주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감수성이 깊고, 여린 마음을 가진 동혁이가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오지필름이 동혁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란 생각을 했고, 그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돕자는 생각을 했다. 동혁이에게 자퇴를 하든 하지 않든 그 과정을 드러내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동혁이는 기꺼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오지필름과 함께 기획하면서 자퇴하는 과정을 담기 시작했다. 많은 흔들림이 있었지만 동혁이의 선택은 결국 '자퇴'였고, 영화는 자퇴 한 상태의 동혁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때문에 더 크게 흔들리는 동혁이에 초점이 맞춰졌다.

 

편집 과정은 쉽지 않았다. 처음해보는 제작이라 어디까지 관여해야할지 감이 안잡혔고, 오지가 영화를 만드는 목적과 감독의 목적을 어느 정도까지 맞춰야하는지도 헷갈렸다. 처음 동혁이가 가지고 온 1차 가편집은 동혁이 자신이 자퇴를 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만을 부여한 상태였다.  자신이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느꼈던 갈등과 좌절은 사라지고, '내가 자퇴를 하겠다는데 뭔 상관이야~'는 투의 영화였다. 오지필름이 이 영화를 만드는 목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지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그 시선 때문에 흔들리는 사람에 대해...' 이 영화가 존재해야한다고 봤다. 동혁이와의 깊은 토론을 거쳐 절충안을 찾았고, 2차, 3차, 4차 편집을 거쳐 마무리 되어가는 시기다.

 

여전히 동혁이는 자신을 대변하려는 마음이 크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선택을 부정하는 걸 보고, 깊게 상처 받으며,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데 좀 더 두고봐줘~'라고 외치고 싶은 맘이 큰가보다.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감독은 그런 욕구가 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신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영화는 영화다.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의미를 소통 할 수 있을 것인가? 그건 '어떤 선택'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을 공유하는 것이다. 우린 이 영화가 아주아주 넓게 의미화 지어진다면, 자신의 시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공유하고, 그 시선이 나온 배경을 따져보고, 배경이 가지는 원인을 바꿔나가길 바란다. 아주아주 넓게넓게 의미화 해본다면 말이다.

동혁이는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오지는 그 상처가 영화 속에 제대로 드러나길 바랐다. 하지만 감독과 제작자들의 능력미달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 부족한 부분을 감안해서 봐달라는 얘기가 아니다. 단지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선택을 한번 더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우린 그럴 의무가 있다.

 

 

동혁이 작품을 기획/제작한 것은 오지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다. 오지필름은 부산에 독립다큐멘터리를 하는 사람들을 남기고 싶다. 독립다큐멘터리를 하는 건 쉽지 않다.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독립다큐멘터리를 기획, 제작, 배급까지 처음한다면 혼자하기엔 버겁다는 걸 안다. 오지는 부산에서 독립다큐멘터리를 미치도록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작지원을 하자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처음하는 사람들에게 제작지원은 돈보다,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고, 다른 길을 제시하는 의견이 소중하다고본다. 부족하지만 오지가 그 역할을 해서 부산에 독립다큐멘터리를 하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작업 할 수 있는 첫걸음을 함께하길 바란다. 구체적인 계획은 차후에 공지하겠다.

 

<그자학>을 하면서 오지는 많은 걸 얻었다. '자퇴'라는 것에 대해 '선택'이란 것에 대해 끊임 없이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 되고, 또 그러다보니 독립다큐멘터리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앞으로 더 정진하겠다.

우야둥둥~~~ 한동혁 수고했다. 

 

- 글 일개감독 

 

 

 

<그 자 학> 작품 정보 확인하러 가기!!  http://ozifilm.tistory.com/entry/얍빠리-1

 

 

 

 

 

 

 

 

 

  문 대표가 또 한번 눈물을 떨궜다. 닭똥 같은 눈물이 주루룩 주루룩!!!

"잠이 너무 많이 오네요"라고 얘기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 저 바보인가봐요. 더이상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겠어요!  머리가 너무 아파요!"

 

문대표의 말에 일개감독과 옵스큐라는 흠칫! 놀랐다.

눈물 흘리기 전 문대표는 '치열한 게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충분히 치열한 것 같은데 치열하지 않다고 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눈물 흘리기 전 문대표는 '내가 쓴 건데, 내가 아닌 것 같다라는 말이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일개감독과 옵스큐라는 '담겨 있는 의미는 문대표의 것이지만, 말하는 투는 문대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옵스큐라와 일개감독은 '나의 의도를 몰라주고, 눈물이 나고, 머리가 아플 때 조금 더 듣고, 조금 더 생각하는 게 치열한거다'고 했다.

 

문대표가 흐르는 눈물을 닦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문대표는 자신이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담고 있다.

그녀의 첫번째 다큐멘터리는 여느 독립다큐멘터리와 다르게 치열함이 묻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20대의 열정과 치기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흘리는 눈물이 작품 속에 묻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옵스큐라와 일개감독은 알고 있다. 그녀는 더 없이 열정적이었고, 충분히 치열했다.

그리고 믿는다. 문대표는 오지필름의 대표감독이 되어 치열하게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갈 것이란 걸!!!

 

 

 

 

 

 

 

 

참석인원: 문창현, 박배일, 이승훈, 허주영


일요일인데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열정으로 모였다고하면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분명 그랬다.

<사상>의 기획서를 읽고, 나름 의미를 정리해와 이야기하자고 했고, <탈핵>에 대한 상황 공유와 취재 일정을 잡기로하고 모였다.


<사상> 기획서를 다시 읽어보고 다들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공간에 대한 이해와 출연자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어떤 이야기를 어떤 형식으로 풀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선 공간을 자주 접하고, 출연자들과 자주 이야기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드러내야 할지 고민하자!! 

<사상>은 집회 현장도 아니고, 역동적인 이야기가 있는 영화가 아니다. 공간과 사람들의 이해가 명확하면, 그 공간과 사람들의 특징을 드러내는 샷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 할 거다. 그래서 자주 접하다보면 어떻게 담아야지 사상을 잘 전달 할 수 있을지 구상 할 수 있을 거란 결론!!! 승후니는 <사상>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했고, 난 사상에 공기를 관객에게 전달하자고 했다. 무엇이 되었든 <사상>은 우리가 본 사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노력 할 것이다.





<탈핵>은 기획단계로 밀양의 상황을 공유했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 대략적으로 이야기했다.

<탈핵>은 대략 전쟁과 평화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해,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해, 새로운 대체 에너지에 대해, 시민들의 실천에 대해, 가장 중요한 원자력반대 투쟁을 하시는 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원자력에 대해, 탈핵에 대해 공부 할 필요가 있다. 관련된 분들을 만날 필요가 있다. 6월 한달 바짝 조사를 마치고 일년 뒤 영화가 나오도록 할 것이다. 핵의 문제는 작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빨리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계획만 무지막지하게 세우고 끝난 회의!!

다음 회의를 위해서 한권의 책을 읽고, 핵과 관련된 지역 상황을 조사해오기로 했다.

사상에 출연자들을 만나 더 깊은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참석 인원: 이승훈, 문창현, 박배일

 

5월 10일 기획서를 마무리하고, 조금 쉬었다.

쉬었다고 말하지만, 머리 속에선 어떻게 표현해야하나를 다들 고민고민했다.

일개 감독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영화 <사상>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의 말을 요약하자면, 액티비즘을 기반으로한 다큐멘터리와 영화적으로 풀어야 할 다큐멘터리(?)가 있는 것 같은데

<사상>은 액티비즘을 기반으로한 것이 아니라, 산업자본주의의 본질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많이 듣고, 많이 배우고, 많은 토론을 거쳐서 영화를 만들자는 것. 제작진 모두 다 동의했고, 최대 내년 여름까진 작품이 나오는 걸로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제작진 모두 공부를 넘을 수 없는 담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사람들이라, 우리가 찍은 샷이 사회적으로 어떤 맥락 안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업 도시공학적인 분석뿐 아니라, 인문철학적 의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관련 내용을 공동학습하기로 했다. 이번주 금요일 '이주민과 국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들으면서 이주민의 현실을 알아보려한다. 공부를 미리미리해둘 걸~~ㅠㅠ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

일개감독이 그동안 찍은 촬영본을 보고, 영화 <사상>의 촬영에 대해 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길 했다.

<사상>은 크게 '사상을 살아가는 노동자'의 이야기와 '사상이란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잔인한 계절>과 비슷하지만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는데, <잔인한 계절>의 경우 '환경미화원의 삶의 역사'와 '환경미화원처럼 가려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촬영 컨셉은 '환경미화원 노동자의 역사를 따라가는 워킹'과 '가려진 것들을 응시하는 픽스'로 나눠 촬영했다. 즉, 사람과 공간을 촬영 단계에서부터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사상> 역시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사람과 공간이 분리된 무엇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서로가 서로에게 얽혀있는 관계인 것이다. 공간과 사람을 잡는 촬영 컨셉이 같아야한다는 것이 일개감독의 말이었고, 촬영감독도 동의했다. 다음 기획회의에서 어떻게 접근 할 것인가?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기로 했다.

 

영화 안에서의 역할과 위치, 대상과의 관계맺기

다큐멘터리의 보이지 않는 미학은 대상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이어갈 것인가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여러 인물이 나오면 그 인물이 영화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 예를들어 <잔인한 계절>에서 순남 이모는 환경미화원이 처음 그 노동을 시작한 계기와 힘든점을 드러냈고, 향숙 이모는 환경미화원의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선 정치적인 영향력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그것은 영화 안에서의 역할이지 그분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건 다른 문제이다. <사상>의 경우 다양한 노동자들이 등장한다. 농부, 용접공, 사회활동가, 이주노동자....등.

그들은 산업화를 거치면서 노동자의 삶과 공동체의 변화를 드러내는 것에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역할은 영화 속에서 드러난다. 이주노동자의 경우, 탈근대시대의 공장 노동자들을 대신하는 인력으로, 그들의 삶이 70,80년대 한국 사회의 노동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역할'을 영화에서 할 것이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현실은 다양한 층위를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속에선 이런 '역할'로 그분들이 위치지어지지만, 영화밖에서의 관계는 더 확장되어야한다. 역할로서 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관계를 맺어야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분들과 관계맺기 뿐만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있어야한다. 결국 공부를 해야하고, 부대끼면서 그들의 삶을 진중히 바라봐야하는 것이다.

관계를 맺고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중 하나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든 우리의 활동이 그들 삶의 균열을 일으킬 것이고, 그 균열이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관계 맺기에 대한 부분을 더 치열하게 고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하고 있는 것이다.

 

핵 산업 저지 프로젝트

일개감독은 그가 구상했던 <그녀와의 전쟁>을 접어야겠다고했다. 그가 말하는 그녀(감독의 어머니)와 그(감독의 아버지)의 상처를 드러내는 게, 현 시점에서 긍정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녀와의 전쟁>을 대체할만한 영화를 이미 계획중이라고하니 기대해보고.... 국책사업 프로젝트인 핵 산업 저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기장 고리원자력 발전소 문제, 경주 핵폐기장 문제, 밀양 송전탑 문제등이 핵산업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그것들을 영화로 어떻게 담을지 사전조사겸 기획서 작성겸 돌아다녀야겠다는 말이다.

6월중 기획서를 완성하기 위해서 거금 100만원을 들여 사전조사를 하기로 했다. 함께 할 사람을 구하고 있으니 연락바란다.

 

 




- 가을에 시작했으니 가을에 봐야한다


그때도 지금처럼 선선한 가을이었다.

2년 전 가을 우리는 '나비와 바다' 첫 촬영을 시작했다.

장애인이라는 대상을 처음으로 촬영하는 나로서는 어리버리 그 자체였다.

사실 대상에 대한 특별함은 없었다. 단지 내 시선의 편견이 있었을 뿐.


- 영화에 임하는 촬영감독으로서의 자세
 

이 영화가 들어가기 전, 난 장애인 관련 영화들을 모조리(최대한 많이) 찾아보았다.

지금까지의 영화들이 장애인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어떤 앵글로 담아내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우리영화의 촬영 컨셉이 만들어졌다.

'최대한 하이앵글을 쓰지 않는다. 주인공의 눈높이에서 바라본다'

처음엔 뭔가 특별한 촬영 컨셉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생각이야말로

평소 우리가 가지는 장애인의 대한 인식이 아닐까?



- 이 영화는 단지 로맨틱 호러 다큐 일 뿐이다


서로 엄청 사랑하는 연애 8년차 커플이 있다.

그들은 서로를 몹시 사랑해서 떨어져 있는 시간조차 아쉬워했다.

그렇게 둘은 결혼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두 남녀는 결혼이라는 같은 생각을 서로 다르게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제작진) 고민을 하게 된다.

이 영화를 제작하는 2년 동안 끊임없는 고민을 던져주었다.

시작은 장애인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러다 내 시선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 시대의 여성의 대한 고민.

그리고 이 시대의 남성의 대한 고민.

그리고 이 사회에서의 결혼제도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 사회에서의 가족에 대한 고민.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영화는 저 많은 고민들을 보는 내내 불편하게 담아내진 않는다.

그래서 보는 관객의 시선만큼 보이거나 그것보다 약간 더 보이는 정도랄까.

그리고 약간 더 보이는 순간 소름이 날 것이다. 그래서 우리영화는 호러인 것이다.

사랑스런 두 사람이 있다. 그 두 사람이 결혼을 앞두고 티격태격한다. 이것은 바로 로맨스다.

그렇게 로맨틱 호러 다큐멘터리 영화 '나비와 바다'는 만들어졌고

과감히 추천하는 영화로 단연 나비와 바다를 선택하는 것이다.









                        나비와 바다 캘리그라피 중인 재년언니
 

 

  2007년, <나비와 바다>의 주인공 우영오라버니를 처음 만났습니다.

 

‘제제에게 가는 길’을 통해 화면 속에서만 만났던 분을 직접 만났던 느낌은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우영오라버니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우영오라버니는 똑같습니다. 두 분의 사랑도 마찬가지구요.



  <나비와 바다>를 찍으면서 제제언니를 처음 만났습니다.


 화면 속에서 자주 봐서 그런지, 처음이 어색하지 않았어요, 옆집언니 같았던 제제언니도 다행히 저를 잘 대해 주셨습니다. ‘제제에게 가는 길’에서 잠깐 봤지만, 우영오라버니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둘 사이를 질투할 정도로 사랑스러웠습니다.

너무 샘이 날 정도로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두 분이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요.. 현실의 벽이 만리장성인데, 결혼은 그들에게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제제언니는 뭐가 고민이었을까요? 또 무엇이 언니를 그토록 망설이게 만들었을까요?

<나비와 바다>에서 우영오라버니는 제가 알고 있던 우영오라버니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시종일관 어찌나 가벼운지...(오라버니, 실망하지 마세요~) 그렇게 가벼움과 진지함을 반복하면서 마침내 제제언니를 얻습니다. 봉 잡았죠.



 두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모습들과, 제제언니가 망설이는 모습을 통해서 이 영화는, 저 같은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솔로들에게는 남녀 간의 관계적 측면에서, 앞으로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결혼에 대한 고민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분한 자극이 됩니다.



 결혼을 앞 둔 여성분들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남성분들에게는 각기 다른 입장에서 새로운 각성제가 될 지도 모르겠어요.그래도 이 시대,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봐야할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적어도 "나는 정상과 비정상에 경계를 두지 않아!" 하고 자부하시는 분들, 장애를 비정상이라 착각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보시면 좋을 영화라 생각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대한민국에 뿌리내린 가부장제라는 관습이 얼마나 개인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의식을 휘두르고 있는지,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아마 영화가 끝날 때쯤엔 나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구나 하실 겁니다.



 사랑을 핑계로 로맨스라 자부하지만, 대한민국의 씁쓸한 가부장제의 악랄함을 보란 듯 펼쳐 보이기에 호러라 자칭하는, 본격 로맨스호러다큐멘터리<나비와 바다>가 10월 세계최초로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가편을 끝낸 <나비와 바다> 


  지난 5월 21일 <나비와 바다>의 주인공 우영아저씨와 제제언니가 결혼을 했습니다.

5월 제작 보고에서도 언급했지만, 결혼식을 마지막으로 <나비와 바다>의 실제 촬영은 마쳤습니다.

5월 중순 박배일 감독은 <나비와 바다>를 편집하기 시작했는데요. 7월 말 어느덧 1차? 아니 2차 ..3차의 가편집을 거쳐 후반편집 작업을 남겨둔 완성본에 가까운 작품이 나왔습니다.

스텝시사회도 3번, 가편시사회 2번을 거치면서 구성도 약간씩 변하고 했습니다.

장르는 로맨스호러다큐멘터리 !

여러분~! 기대되시죠?

 


현재 자막작업을 진행 중에 있구요 ,

8월 중순쯤에는 색보정 작업과 사운드 믹싱 작업을 예정 중에 있습니다.

그렇게 후반편집과정이 끝나면 드디어 ,

로맨스호러다큐 <나비와 바다> 를 만나실 수 있어요!!!!!


사실 처음에 <나비와 바다> 라는 매력적인 구성안을 보고 너무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쳐 결국 조연출로 합류했지만, 

감독님께 많은 보탬이 되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

아직 작품이 나오지 않았고, 감독님은 ‘이제부터 조연출 니가 할 일이 많다 ’

하시는 말에 그나마 조금 안도를 했습니다.


사실 영화 한 편 나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여러분들도 잘 아실거에요


 



더벅머리 되가는 감독...


 



편집에 또 편집, 더벅머리가 되어가는 감독님을 보면서 정말 창작의 고통이란 것이 저런 것이구나... 한 적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그만큼 감독님이 대단해 보이기도 했구요.

 


시사회를 할 때 마다 작품에 점점 동화되어 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좀 더 날카로워 져야 되는데 작품에 동화만 되고 있어서 제 스스로도 많이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어느 덧 거의 완성된 작품 한 편이 마무리 되고 있는 과정에서 너무 뿌듯하고, 또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이 정말 대단하고 멋져 보이기까지 합니다.


                                                                                                ▲ 더벅머리가 되어가는 박배일 감독.




장애인의 사랑다큐멘터리로만 알고 계신분들은 조금 긴장을 해주시구요!

생각이상으로 평범하지만 그 평범이 과연 평범한 것일지.. 많은 고민을 안겨줄 작품이라 생각되구요.
가장 폭력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장 사랑스러운 영화가 될 지도? 모르는 그런 작품이 조만간 나올 듯 합니다.



끝까지 지켜봐 주시구요, 관심 아끼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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