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바다 캘리그라피 중인 재년언니
 

 

  2007년, <나비와 바다>의 주인공 우영오라버니를 처음 만났습니다.

 

‘제제에게 가는 길’을 통해 화면 속에서만 만났던 분을 직접 만났던 느낌은 생각보다

평범했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우영오라버니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우영오라버니는 똑같습니다. 두 분의 사랑도 마찬가지구요.



  <나비와 바다>를 찍으면서 제제언니를 처음 만났습니다.


 화면 속에서 자주 봐서 그런지, 처음이 어색하지 않았어요, 옆집언니 같았던 제제언니도 다행히 저를 잘 대해 주셨습니다. ‘제제에게 가는 길’에서 잠깐 봤지만, 우영오라버니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둘 사이를 질투할 정도로 사랑스러웠습니다.

너무 샘이 날 정도로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두 분이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요.. 현실의 벽이 만리장성인데, 결혼은 그들에게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제제언니는 뭐가 고민이었을까요? 또 무엇이 언니를 그토록 망설이게 만들었을까요?

<나비와 바다>에서 우영오라버니는 제가 알고 있던 우영오라버니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시종일관 어찌나 가벼운지...(오라버니, 실망하지 마세요~) 그렇게 가벼움과 진지함을 반복하면서 마침내 제제언니를 얻습니다. 봉 잡았죠.



 두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모습들과, 제제언니가 망설이는 모습을 통해서 이 영화는, 저 같은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솔로들에게는 남녀 간의 관계적 측면에서, 앞으로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하게 되는 결혼에 대한 고민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충분한 자극이 됩니다.



 결혼을 앞 둔 여성분들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남성분들에게는 각기 다른 입장에서 새로운 각성제가 될 지도 모르겠어요.그래도 이 시대,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봐야할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적어도 "나는 정상과 비정상에 경계를 두지 않아!" 하고 자부하시는 분들, 장애를 비정상이라 착각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보시면 좋을 영화라 생각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대한민국에 뿌리내린 가부장제라는 관습이 얼마나 개인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의식을 휘두르고 있는지,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아마 영화가 끝날 때쯤엔 나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구나 하실 겁니다.



 사랑을 핑계로 로맨스라 자부하지만, 대한민국의 씁쓸한 가부장제의 악랄함을 보란 듯 펼쳐 보이기에 호러라 자칭하는, 본격 로맨스호러다큐멘터리<나비와 바다>가 10월 세계최초로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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