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 인원: 이승훈, 문창현, 박배일

 

5월 10일 기획서를 마무리하고, 조금 쉬었다.

쉬었다고 말하지만, 머리 속에선 어떻게 표현해야하나를 다들 고민고민했다.

일개 감독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영화 <사상>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의 말을 요약하자면, 액티비즘을 기반으로한 다큐멘터리와 영화적으로 풀어야 할 다큐멘터리(?)가 있는 것 같은데

<사상>은 액티비즘을 기반으로한 것이 아니라, 산업자본주의의 본질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많이 듣고, 많이 배우고, 많은 토론을 거쳐서 영화를 만들자는 것. 제작진 모두 다 동의했고, 최대 내년 여름까진 작품이 나오는 걸로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제작진 모두 공부를 넘을 수 없는 담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사람들이라, 우리가 찍은 샷이 사회적으로 어떤 맥락 안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산업 도시공학적인 분석뿐 아니라, 인문철학적 의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관련 내용을 공동학습하기로 했다. 이번주 금요일 '이주민과 국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들으면서 이주민의 현실을 알아보려한다. 공부를 미리미리해둘 걸~~ㅠㅠ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

일개감독이 그동안 찍은 촬영본을 보고, 영화 <사상>의 촬영에 대해 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길 했다.

<사상>은 크게 '사상을 살아가는 노동자'의 이야기와 '사상이란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잔인한 계절>과 비슷하지만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는데, <잔인한 계절>의 경우 '환경미화원의 삶의 역사'와 '환경미화원처럼 가려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촬영 컨셉은 '환경미화원 노동자의 역사를 따라가는 워킹'과 '가려진 것들을 응시하는 픽스'로 나눠 촬영했다. 즉, 사람과 공간을 촬영 단계에서부터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사상> 역시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 사람과 공간이 분리된 무엇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서로가 서로에게 얽혀있는 관계인 것이다. 공간과 사람을 잡는 촬영 컨셉이 같아야한다는 것이 일개감독의 말이었고, 촬영감독도 동의했다. 다음 기획회의에서 어떻게 접근 할 것인가? 어떻게 표현 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기로 했다.

 

영화 안에서의 역할과 위치, 대상과의 관계맺기

다큐멘터리의 보이지 않는 미학은 대상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이어갈 것인가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여러 인물이 나오면 그 인물이 영화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 예를들어 <잔인한 계절>에서 순남 이모는 환경미화원이 처음 그 노동을 시작한 계기와 힘든점을 드러냈고, 향숙 이모는 환경미화원의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선 정치적인 영향력이 있어야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 그것은 영화 안에서의 역할이지 그분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건 다른 문제이다. <사상>의 경우 다양한 노동자들이 등장한다. 농부, 용접공, 사회활동가, 이주노동자....등.

그들은 산업화를 거치면서 노동자의 삶과 공동체의 변화를 드러내는 것에 '역할'을 할 것이다. 그 역할은 영화 속에서 드러난다. 이주노동자의 경우, 탈근대시대의 공장 노동자들을 대신하는 인력으로, 그들의 삶이 70,80년대 한국 사회의 노동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역할'을 영화에서 할 것이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현실은 다양한 층위를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속에선 이런 '역할'로 그분들이 위치지어지지만, 영화밖에서의 관계는 더 확장되어야한다. 역할로서 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관계를 맺어야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그분들과 관계맺기 뿐만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있어야한다. 결국 공부를 해야하고, 부대끼면서 그들의 삶을 진중히 바라봐야하는 것이다.

관계를 맺고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중 하나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든 우리의 활동이 그들 삶의 균열을 일으킬 것이고, 그 균열이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관계 맺기에 대한 부분을 더 치열하게 고민 해야한다는 이야기를하고 있는 것이다.

 

핵 산업 저지 프로젝트

일개감독은 그가 구상했던 <그녀와의 전쟁>을 접어야겠다고했다. 그가 말하는 그녀(감독의 어머니)와 그(감독의 아버지)의 상처를 드러내는 게, 현 시점에서 긍정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녀와의 전쟁>을 대체할만한 영화를 이미 계획중이라고하니 기대해보고.... 국책사업 프로젝트인 핵 산업 저지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기장 고리원자력 발전소 문제, 경주 핵폐기장 문제, 밀양 송전탑 문제등이 핵산업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그것들을 영화로 어떻게 담을지 사전조사겸 기획서 작성겸 돌아다녀야겠다는 말이다.

6월중 기획서를 완성하기 위해서 거금 100만원을 들여 사전조사를 하기로 했다. 함께 할 사람을 구하고 있으니 연락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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