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다리
이 전에 주민의 다리, 내 추억이 물든 곳.

 

언니야! 왜관에 다리 무너졌데 들었나? ”

 

전 날의 업무과도로 늦잠을 청했던 나는 오후 11시쯤 동생의 전화를 받고 깼다.

 

뭔 소리고? 그게. ”

왜관에서 우리 집 들어가는 다리 말이야 그거 무너졌다고! 4대강 공사 때문에 무너졌다는데, 완전 짱난다 진짜! ”

 

그때도 사실은 다리가 무너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인터넷을 열어보니 검색어 1위에 왜관철교붕괴가 적혀있었고, 클릭을 한 순간 정말 무너진 다리 사진들이 있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제야 다리가 무너진 게 실감이 됐고 내 다리가 잘려나간 것 마냥 가슴이 아팠다.

 

경북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 우리 집 주소의 일부다. , 왜관철교 지금은 호국의 다리. 낙동강대교라고도 불렸던 이 다리는 칠곡군 왜관읍과, 약목면을 잇는 다리로, 주민들의 도보로 이용되는 다리다. 왜관철교, 호국의 다리보다 그냥 다리거리로 불렸던 그 다리가 무너지다니, 그것도 625일 날, 어떤 말로도 그 심정은 설명이 되지 않았다.

 

길이 469m 4.5m의 이 다리는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단선철교로 시작이 되었다. 6.25 한국전쟁 발발 당시 낙동강이 최후의 저지선이 되었고, UN군이 북한의 남하를 막기 위해 이 다리를 폭파했었다. 그래서 다리모양이 온전하지 않은데, 1970년대 현재 형태로 복원하여 1993년부터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교로 사용되었다. 이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까지 주민들의 진짜 다리가 되어 주었던 다리다.

 

초등학교 다닐 적엔 읍내에(왜관읍이니까.. 읍내) 시장이 서면 나는 그 다리로 엄마 손을 잡고 시장 구경을 갔고, 몸이 아프면 그 다리를 건너서 병원에 갔었다. 중학교 때는 매일 같이 그 다리를 걸어서 학교에 갔고,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에 아무도 없으면 워크맨을 귀에 꽂고 처음 배웠던 팝송을 흥얼거렸다. 친구와 그 다리를 걸으면서 꿈에 대한 얘기도 했었고, 한 밤에 다리에서 올려다본 하늘에 뜬 별을 보면서 꿈을 다 잡기도 했었다. 조금 머리가 자랐을 때는 그 다리를 걸으면서 살 빼서 예뻐져야지, 이렇게 강을 건너면서 좋은 공기 마시고 운동을 하는 나는 정말 좋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늘 하면서 운동을 했었다. 그렇게 그 다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초등학교 친구도 만나게 되고, 운동 나오신 친구 부모님, 옆집 아주머니, 어릴 적 자주 인사드렸던 할아버지도 만나게 된다. 늘 곁에 있었던 다리기 때문에 대학교를 다닐 때는 다리의 소중함이라기보다는 우리 집에서 왜관까지 걸어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만 생각이 되었다. 늘 곁에 있었기 때문에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처럼 다리는 점점 그런 존재가 되어 갔다.

 

언제부터인가 다리에 대해 다시 의식을 하기 시작했는지 되돌아보니 4대강 사업이 우리 집 앞에도 진행이 된다는 소문을 듣고부터였던 것 같다. 칠곡보가 들어선다고 주민들은 어쩌면 땅값이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왜관일대가 관광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지 보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전국적으로 4대강 사업의 문제를 그렇게 이야기 하는데도 왜관, 약목, 내가 사는 그 일대의 주민들은 조용했다. 이해는 되었지만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부산에서 대학교를 졸업 하고 미디어 운동을 하게 되면서, 4대강 사업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게 되었다. 우리 집 앞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불과 얼마 전부터 하게 되었는데 그 관심에 부응이라도 한 건지... 결국 다리가 무너지는 일이 일어났다. 같이 그 지역에 살았던 한 친구한테 다리가 무너진 날 이야기를 꺼냈다. 친구는 오래 된 다리니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얘기했는데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온전히 오래된 탓일까? 4대강 사업의 탓일까? 아직도 의문이 들지만 너무나도 명백한 이유들이 하나 둘 제기 되는 것을 보면 4대강 사업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못하겠다.

 

 
  2011
625일 새벽. 그렇게 다리가 무너졌고, 하루 빨리 내 눈으로 직접 봐야 분노를 하더라도 더 분노하고, 슬퍼하더라도 더 슬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가 닿아 바로 다음 날 부산에서 왜관을 갈 수 있게 되었는데 사실 왜관으로 향하는 내내 사진에서 본 그 모습이 아니 길 바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사실. 직접 본 다리의 모습은 만신창이 그 자체였다. 몇 발 만 가면 저 쪽으로 갈 수 있는 거린데, 그렇게 큰 구조물이 물살에 못 이겨 무너졌다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 자연 앞에서 겸손 하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기도 하고, 다리 앞에서 카메라를 드는 내내 믿기지 않는 광경에 마음이 아팠다.

 

다리거리는 호국의 다리이기 전에 병원을 가고, 시장을 가고, 친구를 만나고, 운동을 하고, 산책을 하는 주민들의 다리로써의 역할을 하는 그런 다리다. 그런 다리가 무너졌다. 주민들의 다리가 부러졌다. 내 추억이 곳곳에 물들어 있는 이 다리가.. 4대강 사업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려고 사람들의 마음까지 이렇게 아프게 하는지... 엄마는 다리 앞에서 한동안 멍하게 서있었다고 했다.

 

얼마 전, 아버지 생신 때문에 잠시 집에 갔었다. 다리가 무너져서, 임시방편으로 집 앞에서는 왜관읍으로 나가는 무료버스는 30분에 한 대 씩 운행하고 있었고, 차도로 이용되는 철교 옆의 다리에 임시로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내고 있었다. 차들과 함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어쩌면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한동안 시장을 가야되고, 병원을 가야된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다리가 복원이 된다고 해도 예전에 그 모습 그대로, 내 추억이 물들어 있는 그대로 돌아올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늘 그대로 거기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게 큰 상실감으로 전이 된 건지, 그만큼 다리가 무너졌다는 것은 내게는 추억이 없어졌다는 것으로 귀결 되었다.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은 빨리 다리가 복원되기 보다는 이 사건을 계기로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조금 갖고,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한 번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4대강 사업 때문이든, 다리가 오래 된 것 때문이든 그렇게 주민들의 다리가 되어 준 다리의 소중함을 조금은 알았으면 좋겠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자연의 소중함, 늘 거기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착각 아닌 착각도 한 번쯤 의심을 해봤으면 좋겠다. 자연의 소중함, 다리의 소중함이 다시 한 번 절실한 순간이다.


  지난 6월 11일 토요일, 기숙 농성중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을 찾은 '희망버스연대' 를 촬영하고 ,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그곳에 있었습니다.
오후 1시쯤 한진에 도착하니 집회의 시작을 준비하는 중이었습니다.
비가 올줄 알았는데, 다행이도 해가 떠서, 오히려 더위 때문에 고생이었던 집회였습니다.

 

                            ▲ 새벽 1시, 한진중공업 앞 희망버스연대의 행진집회 현장.                           


사실 저는 집회라는 것을 처음 참여해봤습니다. 오지필름의 대표로서, 부끄러운 약력이지만
기분이 무지 이상했어요. 늘 귀막고, 눈감고 살고 있었는데 이제 진짜 행동으로 옮기고 있구나 제 스스로가
뿌듯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 그 위대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분들의 고귀한 정신을 저는 아직
잘 모르고있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담장 밖에 있을 때는 안의 상황이 너무 궁금했고,
한진을 뚫고 노동자분들을 만났을 때 밖에 있는 경찰진 때문에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
밖의 상황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만큼 그 안에서의 시간은 딴 세상같은 느낌이었어요.

                             ▲ 새벽 2시, 한진중공업 안 집회현장.


제가 부족하기에... 그들과 진심을 나누기엔 아직은 어린 제가 , 그렇게

그들의 숭고한 투쟁의 현장에 같이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벅차고, 감동적인 순간들이었습니다.

연일 보도되는 한진중공업 사태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걸보면  그 때 그 현장에 제가 있었다는 그 뿌듯함은 참여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모를거에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될 때, 다시 처음이다.


 현장안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 희망버스연대가 돌아가면, 남아계실 노동자분들의 공허함에 대한 것이 었습니다.

 다행히 희망버스연대와, 많은 시민들의 집회 참여, 그리고 관심으로 농성을 이어가고 계신 노동자 분들의 사기가 한껏 높아졌고,  목소리도 더 힘이 실렸다는 한 노동자분의 트윗을 보고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힘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같아서 말이죠~

연대의 중요성과 , 관심의 필요성을, 그들이 왜 그렇게 까지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안되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지난 주말 이었습니다.


꽉찬 주말을 보낸 것 같아 무척 기분 좋게 한 주를 시작하네요!

오지필름, 이번 한 주도 엄청 바쁘게 흘러 갈 것 같아요~



여러분 ~ ! 모두 이번 주도 힘내십시오!


이상, 오지통신이었습니다.!


장기하 가수가 노래 불렀죠.
우리는 느리게 걷자! 그래야 사뿐이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를 볼 수 있을테니 말이죠.
어젠 느리게 걷기로 맘 먹고 오지는 사뿐사뿐 거렸습니다.
한번도 얘기 나눈적 없는 오지필름의 목적과 대표님이 받아들이는 현재 상황을 진솔하게 나눴지요.
뭐 별 건 없었지만 일개감독이 나아가고자하는 방향을 솔직히 털어놓고 대표님께서 한번 생각해보시기로 했습니다.
미디어운동의 한 영역으로서 독립영화를 인식하고 있는 일개감독은 독립영화 제작에 치우친 현재의 오지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산지역에선 새로운 대안언론인 플로그티비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플로그티비가 만들어지게된 역사적인(거창하죠~ㅋ)배경과 현재 위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까지 탈탈 털어 이야기 나눴죠.
이야기의 수준은 미약했으나 한번도 공유되지 못하고 이끌려가던 대표님께선 새로운 방향으로 플로그티비를 바라보게 될 것이고 활동 영역도 다시 생각해볼 겁니다.
가열차게 뛰지도 않는 상황에서 현재를 점검하는 일은 기우일수 있으나 느리게 걷기로 맘 먹었으니...

여유 부린김에 산책도 즐겼지요. 누구의 무덤인진 몰라도 대표와 일개감독은 간만에 풀을 밟으며 누군가의 무덤 위에서맘을 달랬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대표가 우연히 볼링장을 발견했습니다.
"볼링 치고 싶다~"는 말에 "콜!!"
게임 하면 내기죠~~
두 게임 60점을 접어주고 내기를 했지요. 



제 폼이 이리 곱상 야릇할진 몰랐는데 뒤태가 요엽하네요~ㅎㅎ



대표님께선 지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볼을 굴리시더군요.
그 결과는 두둥!!



첫번째 게임에서 이미 60점 차!! 그 결과 대충 짐작이 가시죠~ㅋㅋ
대표님 돈으로 오지필름 일원은 볼링 두게임 잘 쳤습니다.

시간 없다 없다. 다들 울고 계시죠.
이렇게 하루 느리게 걷다보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집중 할 수 있더라구요.

오늘은 오지필름 수상 기념 '오지가 쏜다!' 첫번째 행사를 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종로의 기적>이 개봉했어요~
4개월 동안 젠더의 관해 함께 공부했던 분들과 '오지가 쏜다 <종로의 기적>'를 합니다.
그 결과는 문대표님께서 정성들여 말씀해주실거구요.

우리 느리게 걷자~~^0^

오늘 드디어 심각하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던 도구들이 일제히 노동의 가치를 느낀 오후였습니다.
물통인지 밥통인지 모르겠다며 흐느끼며 고민을 털어 놓던 밥솥이 드디어 흙으로 빚은 쌀을 밥으로 만드는 노동을 했습니다.  내가 도둑을 잡는 도구라 찬장에 처박아 놓는거냐며 화내던 후라이팬이 감자와 닭알을 요리로 만들었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 만들어낸 오지의 첫번째 밥상!!

두둥!!! 


 

영상을 하는 공동체라 반찬도 RGB로 배치되어있네요.
흙으로 빚은 쌀은 쫄깃쫄깃 너무 맛났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보내주신 일용 할 양식으로 한끼 잘 먹었습니다~
우리 대표님 이쁘게 진지 드시는 모습 보면서 편안한 저녁 맞으세요.


 



아침에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밥통이 물통으로 변하려는 순간 한통의 전화가 밥통이 밥통임을 알게해줬어요.
인디고서원에서 보내주신 일용할 양식!
흙으로 빚은 쌀을 과연 먹을 수 있을까 잠시 의문도 가졌지만 흙인지 아닌진 내일 점심해먹으며 확인해보렵니다.
그리고 라면 셋트와 통조림, 커피, 아몬드 사탕에 키스틱까지 완전 흥분했었더랬죠.
완전 힘내서 완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일개 감독은 맘 조리며 테잎을 리뷰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벽에 비가 새는지 안새는지 확인하면서 말이죠.
일개 감독이 맘 조리며 비몽사몽간에 컴퓨터와 벽을 번갈아 보는 동안 우리 대표님께선~~~









 
이러고 계시네요.
얼마나 피곤하셨으면 이러고 계신가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불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정리되지 않은 줄을 목에 감고 다니느라 피곤하시겠지요.
하루 빨리 돈 벌어, 선 정리 할 수 있는 서랍장을 사야겠어요.

당신들의 하루는 어떤가요?
저희 대표는 남자친구 못 사귄다며 사진 지우길 간절히 바라시는데 사람은 얼굴로 판단하는 게 아니죠.
부디 입 벌린 열정을 좋게 보시는 분들 연락주셔요. 
역시 정리되지 않은 글을 올리니 정신나간사람 술 취해 헛소리하는 것 같네요~~ 
오지 통신이었습니다~~ㅎㅎ 


제 8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잔인한 계절>이 한국환경영화 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ㅎㅎ

많이 부족한데 심사위원이 잘 봐준 것 같아요.
환경미화원들과 제대로 연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큰 요즘... 수상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그분들의 노동환경과 노동의 가치를 알았으면 합니다.

이틀 동안 다큐멘터리를 4편 봤습니다. 
슬픈피에로, 파이프, 비랄, 공성계...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 <나비와 바다> 구성안만 생각나더군요.
이젠 몸과 맘이 편집모드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작품을 보든, 어떤 책을 읽든,  어떤 음악을 듣든  <나비와 바다>에 대입하게되네요.
21일 재년씨와 우영이형이 결혼했습니다.
두번의 촬영만 남은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편집에 들어가려합니다.
떨리고 설렙니다.
바닥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보렵니다.
7월 말 1차 완성본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와 비판 기다리겠습니다. 

오지에 정착하고 추위에 몸은 떨었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그중에서도 특히 고마운 분들~~ 소개합니다.

 

그대 손에 들린 휴지가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모른다네.
화장실에 갈 때마다 대표에게 화장지를 구걸하는 내 모습이 약간 많이 안쓰러웠는데 그대가 선물한 휴지땜에 편하게 X 닦고 있다네. 편하게 오지에 들러서 마음껏 화장실 쓰시게나~ㅎㅎ 맥주도 너무 맛나게 먹었다네~


그대가 활짝 웃으며 티백을 건넬 땐 당혹스러웠다네.
당시 끓여 먹을데라곤 라면만 끓이던 양은냄비 밖에 없어서 말이네.  그래도 웃으며 받았었지.
지금은 정말 고소한 옥수수차 완전 잘 먹고 있다네. 그사이 집에서 물끓이는 기계를 훔쳐왔거든.
그대가 선물해준 고소한 차 향 맞으며 편집 열라하고 있으니 다음 작품 기대해주시게~

 
두 분의 방문 땐 참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베트남 갈 친구랑 위 두 명이랑 대표랑 정말 맛나게 먹고 마셨지요.
부디 그날의 기억이 방안 온기만큼의 따뜻함으로 남았음 합니다.
참쌀뿐 아니라 차, 빵도 잘 먹고 있습니다. 다음 책 모임 땐 일정이 있어서 두 분 얼굴 못 뵙겠네요.
남성성을 바라보는 책 읽을 때 웃는 얼굴로 뵈요~

 
김동원 감독님이 말씀하셨지. 라면 좋아하면 오랫동안 독립영화를 할 수 있다고 말이야. 오지로 정착하고나서 우린 세상에 라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배달온 쿠첸 밥솥을 보고 세상엔 오돌오돌 씹히는 밥이란 음식도 있구나 감탄했었다.
영진이 나경이... 우리에게 우리의 주식을 알게해준데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다. 
글도 써주고, 그림도 그려주고, 명함도 만들어주고, 밥 솥도 사주고 완전 완전 복받을 거야~ㅎㅎ
이 은혜 평생 잊지 않을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잔인한 계절' 한글자막에 검수를 맡아 주신 문윤금 선생님께도 이 공간을 빌어 고마움의 말씀 전합니다.  아주 아주 꼼꼼하게 검수해주신 덕에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상영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 고맙습니다 ~ 짝짝짝!!!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오지는 조금씩조금씩 채워지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초기에 그들은 외쳤죠. 우리에게 필요한건 뭐??  SPEED....
그들에겐 스피드가 필요했겠지만 오지에게 필요한 건 뭐??

밥 하는 기계는 있는데 정작 밥으로 만들 이 없는 건 가난을 너무 티내는건가요?
프린트를 가져왔는데 놓을 데가 없어 방바닥에 굴러다니고, 이런 저런 선을 보관 할 데가 없어 대표 목에 감고 있는데 삼단서랍장만 있으면 굴러다니는 프린트도, 자살 할 것도 아닌데 선으로 묶여 있는 대표의 목도 편안해 질겁니다.
나비와 바다 편집중인데 편집 열기인지 방안 온도 때문인지 이마에서 땀 마를 날이 없네요. 
곧 다가올 여름,  선풍기 한대만 있으면 더 좋은 작품 나오련만....
밥 만 있으면 뭐합니까? 반찬이 없는데~~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각종 통조림 반찬 들이 그리운 요즘입니다.
이렇게 넋두리를 늘어 놓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오지로 향하는 여러분의 무거운 손과 가벼운 발걸음 이겠죠~ 



 
 

'나비와 바다' 촬영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5월의 휴일을 맞기 전에
박감독님, 이촬감님, 저 이렇게 회의를 했습니다.


주로 회의 한 내용은 다큐멘터리 안에서 재연을 하는 부분을 어떻게 구성하고,
장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재연하는 부분의 연기는 어떻게 해야하나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재연장면이 될 부분은
두 주인공이 산으로 향하는 장면, 
재년언니심정을 표현하는 장면, 
우영아저씨 어머니의 춤사위 장면,

입니다.

저는 궁금한 점이 어머니의 춤사위를 재연으로 표현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춤사위 장면이 영화에서 필요한 이유를 감독님께 물어보니, 어머니가 춤을 추실 때, 유일하게 어머니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어머니가 누구의 어머니가 아닌 자기 자신이 될수있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말해 주셨습니다. 
현실과 분리 된 어머니 만의 시간을 재연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의미를 이해하실까요?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재연하는 하는 것은 상당히 모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적 표현을 선택할 것인가? 관객들이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에 빠지게 하는 부분입니다.

나비와 바다에서 제제와 우영이 산에오르는 장면은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 없는 상상의 시간입니다.
 어머니춤사위는 하지만 현실이지요, 제제의 심정을 표현하는 부분도 현실입니다.
이 3 시퀀스의 공통점이 없다는 점이 재연의 구성에서 고민에 빠지게 된 부분입니다.
감독님은
산은 이루어질수없는 현실을,
제제의 심정은 결혼직전의 누구와도 이야기 할수없는 여성의 입장을,
어머니의 춤사위도 춤을 추고 있지만, 사실 조금 답답함이 베어있도록 하는 그림을 말했습니다.

여기서 또 촬감님의 고민은 제제 누나와 다닐때 어떤 심정에 대한 답답함은 느껴지는데 구체적으로 못듣고  
표현을 하지 않으니까 재연을 한다해도 솔직히 위험할 수 있다. 조금 더 제제 누나와 더 밀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독립영화 '낮술' 오프닝에서 산 전경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 우영과 제제가 산으로 가는 장면은 그런 그림들이었으면 좋겠다고 촬감님이 의견을 냈습니다. 
저는 장소섭외에 조금 골머리를 앓을 것 같아요 , 3군데 산입구 장면이 필요하거든요.
등산로가 아닌 산길.. 산 정상.. 의 장소들이 필요합니다. 혹시 우리 영화에 이런 장면이 나오면 좋겠다!!
하시는 분 언제든 환영해요 !! 조만간 산을 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제제의 답답함을 재연하는 장면은 제제언니가 집적 출연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프닝에 대해서 얼추 그림이 그려졌는데요, 
결혼식하고 신혼여행가는 장면은 컨셉을  
우영아저씨의 중요한 한마디 한마디들 , '잘 살자', 하는 식의..
그리고 두사람의 살부빔 
클로즈업 위주의 샷 들의 컨셉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비현실장면을 재연할 때 우려점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비현실의 재연에서 다른배우의 연기는 비현실적인 느낌이 날텐데 
두세번째 재연은 비현실이 인물이 현실을 재연하는건데...제대로 표현될까? 
비현실이 아니라 재연과 영화가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주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나비와 바다'는 고정샷이 대부분인데요 영화 안에서 재연에는 다양한 샷들로 구분을 짓는등의 영화와 영화사이의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의논했습니다. 또 만약 그렇게 안될때 
화면적으로 다른표현이 전달이될까? 다큐도 픽션도 아닌 애매모호한 그림들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정말 고민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재연의 구성은 영화 전체적으로 내용이 대부분 진부하기 때문에 미학적인 선택을 해야한다고 감독님은 말했습니다. 정말 모험이죠... 

'나비와 바다'는 5월 달에는 현실촬영을 끝낼 계획입니다.
5월 21일 토요일 , 드디어 백년가약을 맺는 두 주인공. 이로써 영화상의 현실의 촬영은 사실상 끝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5월 말 까지는 1차 구성안을 완성해서 7월말까지 1차완성 편집본을 만들어 낼 계획에 있습니다.

여러분 기대되시죠?
저도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현실촬영이 끝날 쯤 다시 제작회의를 할 것입니다.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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