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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의 삶

오지필름, 이사하는 날!

아침 9시, 언제나 그랬듯 문대표는 문자를 보냅니다.
"저 열심히 가고 있어요!"
저보다 일찍 도착한 문대표는 전날 친구 생일에서 술을 너무 많이 먹었더랬어요.
오랜만에 9시부터 일정을 잡은 이윤 드디어 오지필름 사무실이 생기는 날이었기 때문이지요~ㅎ
책상, 걸상, 16번 테이블, 책장 사고, 컴퓨터, 책, 촬영 테잎 나르고, 식기, 쟁반, 밥 공기, 국 공기, 국자, 주걱.... 사고


5번의 걸레질을 하니 맥이 쫘악 풀리더라구요.

 
이사의 꽃 짜탕을 먹으며 기운 차렸어요.
배드민턴을 치며 여유로운 일상도 즐겼어요. 일개감독이 대표를 가뿐히(?) 이겼다는...
9시 30분에 만나 7시까지, 대표는 8시까지 옮기고, 정리하고, 쓸고, 닦고, 씻고....
아직 채워지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맍지만 마음만큼은 그 어느때보다 꽉 찼던 하루였습니다.
문대표는 벌써 사무실이 그립다 뻥을 치네요.


저희 오지필름은 저기 보이는 빌딩숲과는 거리가 먼 곳에 있습니다.
옆집은 우리가 지낼 방보다 넓고, 깨끗하지만 사람이 살지 않아요.
창이 깨져 있어 낮에도 음산한 느낌이 듭니다.
대표의 맘은 잘 모르겠지만 여기가 오지가 있어야 할 곳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오지에 머문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보고 이해해서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하지 않나 굳게 맘을 먹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말씁하시네요. "집 앞 아파트가 올라가면 재개발이 될 수 있으니. 그러면 방을 비워야해!"
타의에 의해 방을 비우게 된다면 끝까지 투쟁 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마 그럴 일 없을거야!" 아주머니가 수줍게 웃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의 빈곤한 영상으로 그들의 웃음을 이어가게 해주고 싶습니다.
오지는 가난을 선택하며 가난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가난한 오지엔 빈 것이 너무 많습니다.
밥 해주는 솥이 없어 라면으로 연명하려해도 가스버너가 없어 그마저 할 수 없네요. 물 끓이는 포트가 없어 커피한잔 못하고 있네요. 신발을 신고 방에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먼지가 바닥에 널려 있구요. (걸레질을 했는데두요.) 작은 청소기 하나 있음 편집에 열중할 수 있을텐데...걸레질 한번하고 나면 팔이 아파 키보드에 올린 손이 너무 떨리네요. 서랍장이 없어 사무용품이 방바닥에 뒹굴고 있네요. 옷 걸수 있는 가구가 없어 바닥에 옷이~~ㅠㅠ
혹시 따뜻한 콜라 먹어보셨나요? 저희 오지필름은 열식혀주는... 냉장고라고하던가?? 그게 없어 미지근한 콜라를 들이키고 있습니다. 뭐!! 그렇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