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제 25년 인생의 빅!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작년 한해는 부산에 없어서 부산국제영화제를 느끼지 못했는데 2년 만에 어제게는 조금 과분한 일상들이 아니었다 싶어요. 지나고 보니 별일 아닐지도 모르겠다 싶지만, 저는 아직도 제가 겪은 일들이 현실인가 싶기고 하면서 제 스스로를 또 컨트롤 합니다. 무슨이야기냐구요 ? 바로 오지필름의 대표로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경험한 후기를 몇 자 적어 보려합니다. 별로 깊이 있는 이야기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냥 지나온 날들을 되새겨 보는 그런 의미라 ... 나름 정의해 봐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동안 솔직히 영화제를 만끽하지 못했습니다. 하고 있는 미디어 교육이나, 퍼블릭액세스 제작지원팀 활동을 소화하면서, 영화를 챙겨보는 일이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거든요. 사실 피곤을 이끌고 영화관을 찾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놓친 영화도 많구요..ㅠ
 
  하.지.만. 이번 부산국제영화제가 저에게 무엇보다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나비와 바다가 전세계 최초상영을 했기 때문입니다. 영화제 기간 금요일과 월요일 2회 상영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조연출로서 뭔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있지만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은 이런 저를 꾸짖으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채찍질 해주십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자체가 죄송하고 또 이런 이야기를 하시게 해서 더 죄송하네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말 잊지 않겠습니다. 첫 상영은 솔직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제가 감독이 된 것 처럼 영화를 보러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드리며 배웅해드리고 싶을 정도로 감사했고, 또 벅찼습니다. 사실 영화내용을 다 알기 때문에 영화관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말을 감독님께 했는데... 완전 욕, 제대로 얻어먹었습니다. 영화제 애정이 있냐 없냐 하시면서 .. 정말 그때 떠올리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쥐구멍에 숨고 싶을 정도로요. 이런 생각이들정도로 벅찼던 첫번째 관객맞이를 끝내고, 두번때 상영날 오후 6시 쯤 매진소식을 들었고, 이 또한 너무 기뻣습니다. 표현 안했지만, 이글을 적는 지금도 그땔 떠올리니 행복하기 짝이 없네요 ...
첫상영보다 더 반응이 좋았던 마지막 상영을 마치고, 좋은 사람들과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또 영화제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두번째 상영까지 마치니 이거 뭐 영화제 다 끝난 기분이었어요.

                             ▶ '나비와 바다'  GV 중. 질문을 자꾸 까먹으셨다는...
 
  다행히 저  문대표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파티!!!!!! @.@
가 그 다음날 있었습니다. 댄스플로어 위로 쭈뼜쭈뼛 하는 사람들.. 그 속에 제대로 끼지 못했던 저를 생각하면 또 다시 부끄러워지지만 언제 또 이 자리에서 이런 기분으로 경험하겠나 싶어 큰맘먹고 그동안 쌓였던 나름의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감독님은 그날 저만큼 찌질한 사람이 없었다 했지만.. 다들 그랬거든요!!!
아무쪼록, 저는 그날을 잊지못할거에요. 뭔가 깊숙하고 ,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서 그런 게 아니라, 오로지 와이드앵글파티. 이 파! 티! 두 글자가 머리에 깊이 박히는 순간이었습니다. 

                             ▶ BIFF 와이드 앵글 파티현장 !!

                             ▶ 문대표를 쭈뼛하게 했던, 텅빈 플로어

  그렇게 땀 흘리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자리로 돌아왔는데, 감독님, 촬영감독님 모두 자릴 뜨고 있었어요 저는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같이 따라 나섰습니다. 광안리 해변에서 나비와 바다 배급사인 시네마 달 피디님과 나란히 둘러 앉아 맥주 한 캔씩 들고 짠 하려는 순간 슬며시 들리던 박배일 감독 왈 
" 나비와 바다 메세나 상 받기로 했어."
잉? 저는 무슨 소린가 했습니다. 굉장히 떨떠름하게 그 순간을 맞이했죠.. 촬영감독님도 아. 그래? 오.. 하셨고, 그 다음멘트는 잘.. 기억이.. 아무쪼록 엉겁결에, 또 밋밋하게 맥주캔을 부딪치며 축하를 연발했고, 또 한동안 침묵... 다시 맥주 캔을 부딪치며 또 축하를 연발하는 그런 어색하고도 기쁜 상황 속에서 자축의 팡파르를 울렸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폐막이 일주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입단속은 정말 힘들었어요. 너무 좋은 소식을 함께 고민해준 사람들에게 빨리 알리고 싶은 마음. 그렇게 스탭들 끼리만 아는 황홀한 이 사실을 가지고 스스로 자축하며 행복한 일주일을 보냈고, 폐막일을 맞았습니다. 마지막 폐막식날도 저는 난생 처음 폐막식을 찾았는데 ...
참 또 진귀한 경험 했더랬죠. 감독의전차량도 얼떨결에 타게되었고, 조금 비굴하게? 입장했지만 저 문대표, 레드 카펫도 밟았습니다. 다들 박배일 감독만 레드 카펫을 밟은 줄 알고 있지만..... 저도 밟았어요. 배우 안성기님, 이용관 집장님, 뭐 허남식 시장 까지 문앞에서 맞아주더라구요.. 얼떨떨했습니다. 한마디로.. 암튼 저도 레드카펫 밟았답니다. 이제야 이 이야기 꺼내놓습니다. 하하하.

                             ▶ 16th BIFF 폐막식 현장.
                             ▶ 메세나 상 수상중인 박배일 감독 - 사진 손현익
                ▶  와이드앵글 심사위원 이었던 일본의 소다 카즈히로 감독과 폐막파티에서 한 컷 했습니다.

   그렇게 폐막식도 성대하고 벅차게 마무리하고, 폐막파티에도 초대되어 멀리서 나마 유명한 감독님도 만나고, 어설픈 대화였지만 영어로 대화도 잠깐 나누고 했었어요. 지나오니 생각보다 그때의 순간들이 정확하게 머릿속을 스쳐지나가서 저도 놀랍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뜻깊고, 아련한 추억이되겠지요. 2년 반의 긴여정을 너무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고, 또 나비와 바다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말 아로새기며 글 마무리 하렵니다. 읽어주신 분들 송구스럽구요. 부끄럽습니다. 사랑합니다.


BONUS CUT!!

                            ▶  아주담담에 출연한 박배일 감독 [지역영화의 가능성] 이라는 주제로.... 

                             ▶ 아주담담 출연 후, 박감독에게 사인을 요청한 한 소녀와 박배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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