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2011 3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사고의 영향으로 장기적으로 100만명 이상이 숨질 것으로 내다봤고, 재건 비용으로 330조가 사용 될 거라 추정했다. 무엇보다 일본은 더 이상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전으로 돌아 갈 수 없게 되었다. 생을 방사능 노출에 대한 불안감과 핵 발전 사고의 공포를 안고 살아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 세계가 핵발전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고 있지만 한국은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하려는 노력은커녕 2008년도에 세웠던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기존에 있던 핵 발전 20기에 더해 12기의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2007년에 발전 중단 됐어야 할 고리 원전 1호기와 2013년에 수명이 완료 될 월성원전1호기를 재 가동 할 예정이다. 후쿠시마 사고 1년이 지난 지금, 핵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정부에선 핵을 그린에너지로 이미지화하기 위해 100억원이 넘는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을 보면서 이 영화를 기획했다.

 

핵 정책이 바뀌기 위해선 또 하나의 대형 핵 사고가 일어나야 하는가?” – 프란츠 알트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처럼 한국도 언제 일어날지 모를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영화는 핵 발전을 멈출 수 없는 이들의 욕망으로 핵화 되어가는 한국 사회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 흐름을 막기 위해 생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반드시 핵발전이어야만 하는가? 핵발전이 아닌 다른 대안은 없는가?” 그들의 <멈출 수 없는> 물음에 답을 찾아 가다 보면 탈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시놉시스

7년이야. 이제는 이 싸움을 마무리해야 할 때가 온 거지. 우리는 기름통을 움막 옆에 숨겨두고 막지 못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이놈들과 싸울 거야. 더 이상 외롭게 싸우고 싶진 않아. 너와 나의 미래를 위해 함께 해 줬으면 좋겠어. - 새롭게 계획 중인 핵발전소에서 생산 될 전력을 타 지역으로 전달하기 위해 계획 된 밀양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몸을 던져온 주민의 말이다.

 

10년 넘게 이 운동을 해왔어요. 작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 될 거라 기대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의 관심은 점점 줄어들고, 정부의 정책은 변함없어 힘이 빠지는 게 사실이죠. 부산에 위치한 고리 1호기가 재가동 될 거고, 울산에 자리한 월성 1호기가 연장 가동 될 거예요. 지금까지 뭘 했나 싶어 실망이 크지만 이 운동을 멈출 순 없죠. - 고리 1호기와 30km 떨어진 곳에 살면서, 시민들에게 핵 발전의 위험성을 전하고, 핵 없는 나라를 만들어가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의 말이다.

 

이들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서로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핵화 되어가는 한국 사회를 함께 걱정하며 탈핵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를 반드시 핵발전소에서 생산해 송전탑으로 옮겨져야 할까?’ 이 물음을 안고 이들의 투쟁을 따라 가다보면 핵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핵 발전이 아닌 대안 전력원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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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 34분 / DV / 16:9

 

 

기획/제작 오지필름

연출 한동혁

촬영 한동혁 조성주 박배일

편집 한동혁 박배일

 

기획의도

대한민국에서 '자퇴'란 어떤 의미일까?

적어도 단순히 학교를 그만두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학벌이 계급을 상징하는 우리 현실 속에서 자퇴란 스스로 추락하는 것, 기회를 없애버리는 것 등으로 여겨진다.

대부분이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학교를 떠날 생각은 하지 못한다. 이런 2012년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자퇴를 선택한 나는 카메라를 들고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시놉시스

학생의 개성은 고려하지 않고 대학진학만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학교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 나는 자퇴를 선택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이 심하다. 겉멋이 들었다고 말하는 어른도 있고, 19살이면19살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나의 선택이 과연 내가 선택인지 다른 어른이 심어준 선택인지 의심하는 어른도 있다. 자퇴 새로운 삶을 제대로 시작하려고 하는 나는 벌써부터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퇴하면 되는 거였나?

  

 

 

 

감독 소개

 

 

 

한동혁은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다. 초등학교 때 야구 선수가 꿈이었던 그는 교육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야구부를 때려치운 이후 대안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왔다. 대안학교에서 중등교육과정을 마친 후 일반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는 한가지의 목표를 향해 모든 학생이 달려가게끔 만드는 교육체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퇴를 고민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하기 위해 그는 수많은 편견과 싸우고 있는 중이다.

 

오지필름은  그의 선택이 자퇴가 되든 그렇지 않든, 그의 선택을 올곧이 지지하는 의미에서 그가 만드려는 작품을 기획/제작하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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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30년 동안 살아온 나의 마을 사상을 행정기관에선  '늘푸른 백양산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함께 어우러진 사상은 근대산업발달의 근원지로서, 근면과 성실로 새벽을 밝혀 한국 경제와 부산 발전의 중심지로 가꿔온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터전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상은 오늘도 공장의 기계들이 돌아가고 있고, 여전히 노동자들은 근면, 성실하지만 한국 경제와 부산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한국 경제의 중심은 금융과 서비스, IT산업으로 넘어갔고, 부산을 발전시키는 중심은 관광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영화 <사상>은 한때 근대산업 발달의 근원지였던 사상의 현재 모습을 담는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노동의 가치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사회, 모래 위에 지어진 마을(사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래 위를 걷는 사람들처럼 힘겹고 불안해 보이지만 여전히 땀 흘리며 노동하고 있다. 

행복의 척도가 경제력의 크기로 대변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경제와 발전의 중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모래성을 쌓고 있는 건 아닐까?

 





시놉시스

문득, ‘내가 30년 동안 살아오던 사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뒷짐 지고 천천히 사상을 걸으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그곳엔 국가의 권력에 의해 30년 넘게 농사짓던 곳을 떠나는 농부가 있고, 소와 돼지를 손질하는 노동자도 있고, 이제는 한국말도 익숙한 이주 노동자도 있다. 1년에 8개월만 일하는 늙은 용접공도 있고, 사상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젊은 노동자도 있고, 공동체를 복원하려는 시민운동가도 있다. 

사상은 낙동강과 하천을 끼고 공업, 상업, 주거지역이 뒤섞여 있는 곳이었다. 지역의 환경과 노동 조건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낙후 되어온 사상은 공동체가 무너져있었다. 

노동자의 기억과 현재, 그리고 사상의 독특한 구조와 특징은 노동의 역사와 공동체의 의미를 구성하는 작은 점들이다.

영화 <사상>은 노동의 가치와 공동체의 의미를 돌아보면서, 그것이 갖춰지지 않고 흘러가는 사회는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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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의 전쟁


이야기

그녀와 난 방바닥에 드러누워 드라마 엔딩크레딧을 지켜보고 있다.

순간, 그녀가 나의 멱살을 잡으며,

"니 계속 이렇게 살래!!"

오랜만에 날카로운 이를 드러냈다.

난 그녀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나의 유일한 무기인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웬 걸! 내 손에 들려있던 카메라는 그녀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고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졌다.

자슥이 노숙자 돼가 천날만날 가방 메고 돌아다니는 꼴 볼라는 부모 있으면 나와보라해라~”

나의 어머니인 그녀는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인 내가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확신하고 있다.

드디어 때가 왔다. 그녀와 내가 가족이란 이름으로 이어져온 긴긴 투쟁의 역사를 정리해야 할 시기다.

그녀와 나에게 가족은 필요했던 것일까?

 

담는 의미

2011년 난 재년과 우영의 결혼 과정을 담아 가부장제 속에서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고민한 <나비와 바다>를 제작했다. 결혼은 남성과 여성, 부모와 자식의 고정된 역할을 실현하도록 강요하는 가족을 만들어냈다. 실현 불가능에 가까운 가족 안에서의 역할 놀이는 한국사회를 지탱하는 거대한 줄기였고, 갈등의 근원이었다.  가부장제 속 가족은 여성을 가족 안에서 사적주인공으로, 남성을 사회 속에서 공적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난 <나비와 바다> 제작 후, 가족이 만들어진 이후 우리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나에게 가족은 고통과 슬픔의 시작이었다. 가족 부양을 제대로 못하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차가운 시선, 아내와 며느리로서의 자세를 꾸짖던 아버지, 어머니의 외도, 아버지의 폭력, 단절되는 대화, 그리고 이혼, 나에게 부모는 헤어졌으면 하는 관계였다. 오랜 갈등 끝에 우리 가족은 해체되었다. 가부장적 결혼 제도 속에서 벗어난 그녀는 자신에게도 고통으로 기억되는 가족제도 속에 날 가두려한다. 남자로서, 아들로서, 장남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역할들이 있다고 말한다. ‘모성이 만들어졌다.’고 믿는 난 가부장적 사회 체계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한 삶을 선택했다. 남들과 같은 정상적인 삶을 살길 바라는 그녀는 이런 날 철들지 않은 아들의 치기로 여긴다. 아직도 자신들에게 빌붙어 사는 아들을 받들고 있는 그녀의 눈엔 그렇게 보일 수밖에...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했다고 외쳐대지만 아직 난 그녀의 정신·육체적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녀를 떠날 용기가 없다.

<그녀와의 전쟁>은 '정상의 틀에서 벗어난 나와 그녀의 가족사'를 돌아보면서 가족제도 안에서 상처 받은 이들이 결국 가족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틀을 들여다본다. 이것은 단순히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끊임없이 악순환되고 있는 가부장제의 실체이다. 더불어 근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정상가족(가족 부양을 책임지는 근엄한 아버지, 사랑으로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 부모의 보살핌으로 커나가는 자식)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다양한 가족상을 찾아보면서 정상가족이 허구란 것을 밝히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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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로맨틱호러다큐멘터리
상영시간: 89분


 시놉시스

로맨틱호러다큐멘터리 <나비와 바다>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재년(제제)과 우영(노인네)이 드디어 7년 연애의 종지부를 찍고 결혼을 결심한다. 아름답고 행복할 것만 같던 결혼이 막상 눈앞으로 다가오니 환상은 점점 걷히고 현실은 더욱더 선명해진다. 재년과 우영이 나누는 사랑은 말할 필요도 없이 로맨스지만 두 사람을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과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한 부담은 호러일 수밖에 없다.

   

 연출의도


모든 인간의 삶에서 출발점은 자신의 의지에 따른 선택이 아니다. 의지와 다르게 선택 받은 삶에 대해 누구나 자유로운 자신만의 일상을 소유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여성과 남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규정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구분은 차이를 동등한 다름이 아닌 우월과 열등, 정상과 비정상의 위계화 된 이분법의 틀에 놓았고, 남성과 비장애인은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정상이라 규정했다. ‘정상이라 규정한 이들은 그 권력을 활용해 '정상신화'를 창조했고 비정상이라 규정당한 이들을 억압하고 배제하면서 통제해왔다. 억압과 배제, 통제의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는 가부장제이다. 가부장적 관습은 결혼 이후 여성에겐 가사 노동과 출산, 양육을 강요했고, 남성에겐 경제 활동을 통해 가족 부양책임을 부여해, 이를 정상 가족이라는 허울에 담아놓았다. 마치 이렇게 구분 지어진 성 역할이 정상인 것처럼 포장된 사회에서, 모든 남녀는 결혼제도 앞에서 각자에게 부여된 역할에 대한 부담으로 숨이 가빠올 수밖에 없다.

<나비와 바다>비정상이라 규정된 삶을 살고 있 두 사람의 결혼 과정을 따라가면서 두 사람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시선과 가부장의 허울에 갇힌 결혼제도의 폭력성을 가부장스럽게 담아낸다.


기획 제작  오지필름          배급 시네마달

감독 구성 편집 박배일     조감독 문창현

촬영감독 이승훈            음향 김병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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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 원래> 프로젝트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대운하’에서 출발한 불길한 기운은 결국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재앙으로 다시 태어났다. 1550km에 이르는 강 공사를 불과 2년 만에 해치우고 이제 2011년 6월 곧 완공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 70%가 반대한다고 하는데, 그 70%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왜 이다지도 조용한 것일까. 그리고 그 70%에 속해 있을 많은 미디어 활동가들은 무엇을 해 왔나.

2009년 8월, 4대강 공사를 앞두고 전국의 미디어활동가들은 병산서원의 낙동강변에 모여 정부의 4대강 사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는 아직 본격적으로 삽질이 시작되지 않았고, 파괴의 실상이 눈앞에 드러나지 않았다. 재앙의 실체가 나타나기 전에는 이 사업의 심각성도, 기록의 필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파괴되기 이전의 원형의 강을 기록하는 것이 훨씬 중요했음을 만신창이가 된 강을 지켜보면서 뒤늦게 깨달았다.

4대강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이 사업이 왜 재앙인지 분명해졌다. 인터넷과 소수의 매체들을 통해 강물 속에 시커먼 콘크리트를 들이 붓고, 시뻘건 황톳물로 변해버린 충격적인 강 사진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공사현장을 기록한 영상도 유튜브와 다음TV팟 등에 업로드되었다. 지율 스님은 날마다 카메라와 캠코더를 메고 현장을 누비며 기록하고, ‘초록의 공명’ 다음 까페(http://cafe.daum.net/chorok9)에는 이 강의 기록들이 날마다 올라온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부산 지역 미디어활동가 단체인 평상필름(http://www.psfilm.net/blog)은 <낙동강의 피눈물> 시리즈를 기획하여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알려 나갔으며 현재 낙동강을 중심으로 한 장편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에 있다. 푸른영상이 제작한 <강의 진실>은 천주교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상영과 인터넷 배포를 통해 4대강 문제의 다양한 문제들을 짚어냈다. 푸른영상 다큐감독들은 지금, 남한강, 낙동강에서 1년여 가까이 강과 사람들을 찍고 있다(http://cafe.daum.net/docupurn). 남한강 팔당 농민들은 가장 전면에서 정부와 맞서 싸우고 있고, 이 농민들의 투쟁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현장에 다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조직적으로 영상을 기록하는 활동 외에도 환경단체, 지역사회단체, 문화단체, 대학생, 개인 등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강을 순례하고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러한 영상들이 사회적으로 4대강 반대 여론을 이끌어내는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4대강 사업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의 언론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MBC <PD수첩>과 최근 KBS <추적60분>의 4대강 관련 프로그램이 연기, 결방된 것은 드러난 상징적 사건일 뿐, 보도 통제는 민간인 사찰만큼이나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4대강 관련 영상들을 특별상영한 서울독립영화제에 대해 직간접적인 압력을 가한 데에서도 확인되듯, 현 MB 정부는 4대강 반대를 이야기하는 모든 언로들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있다. 마치 4대강에 ‘보(댐)’를 세워 물길을 막듯이, 정보들을 사전 통제하고 확산을 막는 전략이다. 이 소통 통제 전략을 뚫는 일, 즉, 필요한 정보들이 빠르게 교통하고 공론들이 확산되고, 사람들이 제대로 알고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일은 4대강 현장에서 공사를 막는 싸움만큼이나 중요하다.

한나라당 의원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빗대 “임신 5개월 된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낙태하라고 소리 지르는 것”이라 해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한나라당 의원의 그 저열한 망발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내재되어 있는 ‘이미 늦었다는’ 패배감이지 않은가. 그래서 지금이라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미디어 활동가들이 모였다. 금강, 낙동강, 남한강, 영산강 4대강 지역의 미디어 활동가들,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자들, 그리고 서울에서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알리는 거리상영 및 퍼포먼스 활동을 하고 있는 인디보(http://blog.jinbo.net/indiebo) 자원활동가들이 초동 모임을 구성하였고, <4대강삽질반대영상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파괴된 강과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전할 것이다. 우리는 4대강 사업의 본질적 문제를 강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찾아보려 한다. 강을 한낱 돈벌이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강을 터전삼아 평생의 삶을 일궈온 농민들도 있다. 가까이 강이 있어도 강이 거기 있는 줄 몰랐던 무심한 도시민들이 있고, 그들의 다른 한편에선 사라지는 강을 지키고 기억하기 위해 순례자들이 끊임없이 강을 찾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골재노동자들은 1년 넘게 거리 농성을 하고 있고,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감내하며 강을 파헤치는 노동자들이 있다.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고 죽어가는 강과 그 곳의 생명들에게는 묻지 못했지만, 사람들에게는 물으려 한다. 4대강 사업이 당신들에게 무슨 의미냐고 말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다시 나에게, 우리에게 되돌려져야 한다. 당대의 문제로 절대 끝날 수 없는, 그래서 더더욱 역사적인 사건인  4대강 공사, 우리는 그 누구도 방관자가 될 수 없고, 그 현장에 모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이 나의 문제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있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소통과 말 걸기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여론을 다시 형성해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전파를 가지고 있지도, 큰 방송국도 없다. 결국 우리의 소통 통로는 아직은 덜 통제받는 인터넷과 직접 발로 뛰며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점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릴라식 소통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우물과 물길이 필요하다. 꼭 필요한 영상들과 자료들을 무한 퍼다 나를 수 있는 웹사이트(우물)와 다른 곳들을 연결하고 상영과 토론을 조직하는 네트워커(물길)가 필요하다. 이 과정은 현재의 프로젝트팀을 넘어서 다양한 단체와 조직, 사람들의 협력과 연대가 무척 중요하다.

수많은 실개천과 지천들이 모여 4대강을 이루었듯이, 이 프로젝트가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작은 목소리들을 모아 큰 목소리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겨울, 강에 다시 찾아올 봄을 준비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비엔호아(2011)


시놉시스
우린 추억을 담으려했다. 그런데 너무 변해버렸다.

장르 다큐멘터리
시간 13분 40초
포맷 HDV
Color
제작 미디토리 오지필름
기획 <江,원래> 프로젝트 기획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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