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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오지

사상



기획의도

30년 동안 살아온 나의 마을 사상을 행정기관에선  '늘푸른 백양산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함께 어우러진 사상은 근대산업발달의 근원지로서, 근면과 성실로 새벽을 밝혀 한국 경제와 부산 발전의 중심지로 가꿔온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터전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상은 오늘도 공장의 기계들이 돌아가고 있고, 여전히 노동자들은 근면, 성실하지만 한국 경제와 부산 발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한국 경제의 중심은 금융과 서비스, IT산업으로 넘어갔고, 부산을 발전시키는 중심은 관광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영화 <사상>은 한때 근대산업 발달의 근원지였던 사상의 현재 모습을 담는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노동의 가치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사회, 모래 위에 지어진 마을(사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래 위를 걷는 사람들처럼 힘겹고 불안해 보이지만 여전히 땀 흘리며 노동하고 있다. 

행복의 척도가 경제력의 크기로 대변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경제와 발전의 중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모래성을 쌓고 있는 건 아닐까?

 





시놉시스

문득, ‘내가 30년 동안 살아오던 사상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뒷짐 지고 천천히 사상을 걸으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그곳엔 국가의 권력에 의해 30년 넘게 농사짓던 곳을 떠나는 농부가 있고, 소와 돼지를 손질하는 노동자도 있고, 이제는 한국말도 익숙한 이주 노동자도 있다. 1년에 8개월만 일하는 늙은 용접공도 있고, 사상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젊은 노동자도 있고, 공동체를 복원하려는 시민운동가도 있다. 

사상은 낙동강과 하천을 끼고 공업, 상업, 주거지역이 뒤섞여 있는 곳이었다. 지역의 환경과 노동 조건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낙후 되어온 사상은 공동체가 무너져있었다. 

노동자의 기억과 현재, 그리고 사상의 독특한 구조와 특징은 노동의 역사와 공동체의 의미를 구성하는 작은 점들이다.

영화 <사상>은 노동의 가치와 공동체의 의미를 돌아보면서, 그것이 갖춰지지 않고 흘러가는 사회는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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