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충북
미디어로 행동하라 는 전국 각지의 미디어활동가들이 서로 만나 지역의 문제를 함께 경험하고 교류하며, 주류미디어가 담지 않는 현장의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로 제작, 배급하는 미디어 공동행동 프로젝트다.
2014년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삼척’을 시작으로 2015년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밀양’에 이어 ‘영덕’까지 각 지역이 안고 있는 핵심적 지역문제들을 직접 경험하여 알리고자 노력해왔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삼척’은 2015년 개최된 국내유일 독립다큐멘터리축제인 인디다큐페스티벌 2015에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많은 관객들을 만났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밀양’ 역시 올해 3월 열렸던 인디다큐페스티벌 2016의 국내신작전에 소개되어 미디어로 행동하라! 의 필요성을 증명해 주었다.
2016년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충북’은 충북지역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오랜 시간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노동현장의 이야기들을 만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노조한게 죄 입니까?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잃지 않고 살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택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겪어야 했던 것은 용역을 동원한 물리적인 폭력부터일터에서의 차별과 징계, 감시, 해고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까지..모든 수단을 동원한 기업과 국가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노조파괴였습니다.
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한 회사는 마치 20년 전과 같은 감시와 통제를 회사 내에 도입하고 일의 강도를 높이며 임금과 고용 등 기본적인 노동자들의 권리를 하나둘 빼앗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살아 가는 게 불가능해지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은 노조파괴의 과정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봄, 집요한 '노동자 괴롭히기'와 '가학적 노무관리'는 결국 또 한 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사회, 극악한 일이 벌어져도 ‘회사 대 노조의 대결’ 구도로만 이야기되는 사회에서 노조파괴와 관련한 어떤 사업주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의 파괴되는 삶에 관한 이야기는 아예 묻혀버리거나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만 재현되기에 바쁩니다. 집회를 하는 노동자들이 마치 떼를 쓰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하며 팔뚝질과 피켓만 찍어가는 방송사들을 보는 것은 너무도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노조파괴로 인해 변화되는 노동자들의 삶은 그들 각각의 이야기이지만, 또한 동시대에 같은 공간 안에서 무수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충북 지역의 노조 파괴 현장
2011년 복수노조법이 시행된 이후, 지난 5년간 무수히 많은 지역과 일터에는 그 정도와 피해를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빠르게 노동조합에 대한 폭력이 들이닥쳤습니다.
충북지역에서도 제조업 공장을 중심으로 노조파괴가 집중적으로 일어났습니다. '노동조합을 전문적으로 파괴'해주는 대가로 돈을 버는 컨설팅 업체가 일을 진행시키고 법령이 '회사 친화적인 노조'를 만들고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합법적인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회사는 ‘노조파괴’라는 선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2011년 5월, 심야노동 철폐를 위한 주간연속2교대제 합의 도중 회사가 일방적으로 용역을 동원해 직장폐쇄를 하면서 노조파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유성기업’. 뒤이어 파업을 구실로 노조 간부를 해고하고, 고용과 임금차별을 앞세운 협박과 회유로 노동조합을 와해시킨 ‘보쉬전장’과 ‘콘티넨탈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이하 콘티넨탈)’. 앞서 일어난 폭력적인 노조파괴 사례는 공포심을 불러왔고, 기업들은 이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조업 공장 뿐만 아니라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노무관리에 노조파괴 전문 컨설팅업체가 개입한다든가, 풀무원 화물 노동자들에게 차량에 붙인 노동조합 스티커를 떼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겠다는 식의 파업에 대한 기업의 보복성 조치 같은 것들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 충북입니다.
파괴되는 삶의 이야기
#1. 유성기업 (영동)
유성기업과 현대차는 2011년 직장폐쇄 이후로도 계획적으로 노조파괴를 지속해 왔습니다. 어용노조로 전향하지 않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반복적으로 징계하고, 임금으로 차별하며, 몰래 카메라로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모욕적인 대우를 일상적으로 해왔습니다. 이러한 일터에서 일하는 유성지회 노동자들은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온지 오래인 '고위험군'이라는 노동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성기업은 집요하게 노동자들을 괴롭혔고 결국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습니다.
#2. 콘티넨탈 (부강) / 보쉬전장 (부강)
무혈 전쟁으로 노동조합이 와해되고 ‘어용노조’가 다수노조가 된지 4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어용노조로 넘어간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죄스러워하던 동료들도 이제는 양심의 가책을 느 끼지 않는듯. 회사는 노동조합 전임자가 활동할 수 없도록 규칙을 바꾸고 어용노조 조 합원들에게만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노골적인 차별을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소수노조로서 자존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곳에서 힘겹지만 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3.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은 시립병원이지만 민간위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위탁을 받은 병원장과 운영진은 병원을 통해 최대한의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갖은 비리를 저질렀고 간병인들에게 1병실을 돌보던 것을 2병실을 보라는 요구까지 해왔습니다. 노동조합은 파업에 돌입했고 병원 측은 용 역깡패를 동원하고 조합원들을 해고하는 등 탄압을 시작했습니다. 2015년 봄, 병원장이 위탁을 포기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청주시는 병원을 폐원시켜 1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일순간에 대량 해고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노동자들은 공공병원 정상화를 외치며 1년 가까이 시청 앞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3차례에 걸친 위탁운영 공모 과정에서 청주시는 “강성인 노조 때문에” 병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자세로 해고자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출처 :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충북 소셜펀치)
작품정보
<사수> 9분 50초 / HD/ 24p/ color/ documentary/ 2016
시놉시스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제작진
문성준 조영은
<선> 16분/ HD/ 24p/ color/ documentary/ 2016
시놉시스
유령 같은 회사는 노동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그들을 갈라놓았다.
세종시 부강면에 위치한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 회사 안에는 두 개의 노동조합이 있다.
복수노조가 만들어 진 후 노동자들의 이야기.
제작진
김수목 문창현 신정연
<nowhere> 18분 47초/ HD/ 24p/ color/ documentary/ 2016
시놉시스
2012년 충북 보쉬전장에 경영진들이 만든 노조가 하나 더 생겼다.
갖은 압박과 임금차별로 400여명의 조합원 중 대다수가 새로 생긴 노조로 넘어갔고,
2016년 현재 60여 명의 조합원만이 기존의 금속노조에 남아있다.
금속노조에 남은 조합원들에게 이제 공장은 날카로운 긴장이 가득한 공간이다.
공장의 한 가운데 있는 금속노조 사무실에서만 겨우 숨을 돌린다.
넘어가지 않아서 갈 곳이 없지만, 넘어가지 않았기에 당당한 보쉬전장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그곳에서 말한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게 버티는 것이다.’
제작진
김상패, 김정근, 손경화
<유성기업의 손해배상청구소송> 7분 8초/ HD / 24p/ color/ documentary/ 2016
시놉시스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목을 옥죄는 또 하나의 살인 무기 ‘손해배상청구소송’
제작진
미디어뻐꾹
<문평동 48-3> 14분 45초/ HD/ 24p/ color/ documentary/ 2016
시놉시스
대전 대적구 문평동 48-3.
공장이 멈췄다. 하지만 사람들은 멈출 수 없다.
2016년 5월.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제작진
송이 이마리오 이병기 홍은애
<천막> 18분/ HD/ 24p/ color/ documentary/ 2016
시놉시스
거리에 지어진 노동자들의 천막.
천막에서의 하루를 따라가며 청주노인요양전문병원의 노동현실을 듣는다.
제작진
김경아 박배일 박지선 황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