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회 다큐, 싶다

2017년 10월 31일 / 국도예술관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A Clean, Well-Lighted Place , 2016

감독 ㅣ고재홍ㅣ 다큐멘터리 ㅣ 22분






시놉시스

한 영문학과 교수가 내게 말했었다. ‘문학이 삶의 지도가 되어 줄 것이다.’ 내가 바라보는 사회의 풍경 속엔 수업 시간에 배웠던 문학의 문장들이 겹쳐져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자주 길을 잃었고 답답한 마음에 교수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연출의도

어느 날 신문을 펼쳤다. ‘20대 조울증 환자 급증’, ‘해마다 신입생의 음주로 인한 사망 증가’, ‘한 고시생의 외롭고 쓸쓸한 죽음.’ 어느 날 지하철을 타러 갔다. 직장인들의 다리 사이로 더덕 껍질을 벗기던 할머니가 공무 요원에게 끌려가고 요한 계시록을 나눠주던 여자가 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느 날 꿈을 꿨다. 아주 높은 곳에 올라가 서 있는 꿈이었다. 어떤 말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삶은 어리석은 자에 의해 쓰여 졌다’, ‘당신들은 길을 잃은 세대요’, ‘모든 것이 허무 그리고 허무 그리고 허무였다.’ 대학교 시절 영문학 시간에 배웠던 문장들이었다.

내가 지금 보고 느끼는 것과 과거에 읽었던 것들을 부딪쳐 보고 싶었다. 그것을 통해 길을 찾고 싶었다.


                                                                                                  [출처 : 서울독립영화제]




일  The Work, 2016

감독 ㅣ박수현ㅣ 다큐멘터리 ㅣ 21분






시놉시스
2011년 개나리 필 무렵까지 계속되었던 1년간의 용역생활을 들려주는 그의 목소리와 함께, 아직도 보존되고 있는 상도 4동에서 보내는 하룻밤.

연출의도
그 무엇도 변하지 않고 무한히 반복되고 있는 뫼비우스의 띠를, 시야 바깥에서 끊임없이 재건축 되고 있는 이야기들을, 그 동어반복적인 이야기가 매일 밤 낯설게 다가오는 개별자들을, 40년의 시간 동안 빌딩들 사이로 숨어 더 은밀하게 낮은 곳으로 스민 절망을 지겹게 이야기하기 위해서. 밤이 밝았다. 과연 아침이 되었는가?

                                                                                                   [출처 : 서울독립영화제]



콘크리트의 불안 Anxiety of Concrete , 2017

감독 ㅣ장윤미ㅣ 다큐멘터리 ㅣ36분






시놉시스
1969년에 세워진 스카이아파트는 오랫동안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되어 있었다. 언제 허물어질지 모르는 콘크리트 건물을 보면서 불현듯 어릴 적 이가 흔들거릴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프리뷰
서울 성북구 정릉에 철거 중인 한 저층 아파트가 있다. 카메라는 일정한 패턴으로 그 쓸쓸하고 적막한 풍경을 잡고, 자주 아이들 낙서에 머문다. 영화의 화자는 그 풍경 위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읊조린다. 그것은 주로 ‘이(齒)’와 연관된 어떤 감각의 기억이기도 하고, 그런 감각으로 각인된 가족사의 기억이기도 하다. 사실, 콘크리트 아파트와 연한 잇몸에 자리 잡은 ‘젖니’는 감각적으로, 그리고 시공간적으로, 먼 거리에 놓여 있다. <콘크리트의 불안>은 특유의 감각적 언어를 통해 그 거리를 잇고 공명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것이 최근의 많은 ‘풍경과 말의 몽타주 영화’ 중에서 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든 요소다. 영화는 ‘불안’의 감정을 다루고 있지만, 그것을 다루는 태도는 낮고 꿋꿋하다. [변성찬]

[출처 :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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