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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싶다/상영 정보

28회 다큐, 싶다_<변방에서 중심으로>



28회 다큐, 싶다

2017년 7월 25일 / 국도예술관







변방에서 중심으로  On-Line: An Inside View Of Korean Independent Film , 1997

감독 ㅣ홍형숙ㅣ 다큐멘터리 ㅣ 64분






시놉시스

변방은 중심이고, 중심은 곧 변방에 있다. 후미진 곳, 이땅의 그늘을 이야기하고, 충무로에 반기를 든 영화가 있었다. 이제 15년의 지난 시간을 뒤로하고, 아웃사이더로 존재했던 독립영화는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로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다. 독립영화가 서 있는 바로 이 곳이 중심이라고.

 

연출의도

이 영화는 독립영화화 독립영화인에 대한 서울영상집단의 '특별한 시선'이다. 영화에 대한 영화라 할 수 있는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독립영화인들의 자성과 딜레머, 긍지와 신념 그리고 관성으로 고정된 독립영화의 현재를 아프게 드러낸다.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독립영화의 희망을 얘기하며, 서로에게 믿음을 발견하기 위한 독립영화계 내부에 대한 성찰이다.



프로그램노트

다큐멘터리 영화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홍형숙 감독의 1997년 작품이다. 독립영화를 시작하던 나에게 큰 자극과 질문이 되었던 이 작품에 관한 글을 부탁 받았을 때 사실 많은 부담이 있었다. 영화가 이야기하고 질문하는 독립영화와 그 의미에 대해 더 이상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지 않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한국 독립영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 각각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과 사건들을 통해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나와 우리에게 독립영화가 어떤 의미지인지를 성찰하게 하는 다큐멘터리이다. 감독은 저항 영화, 게릴라 영화 혹은 대안 영화라 불리던 독립영화가 탄생될 수밖에 없었던 사회, 문화적 현실을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되어지고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완성되었던 각 영화들을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홍형숙 감독은 독립영화가 투쟁 혹은 극복하고자 했던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 혹은 그 시대상황에 카메라를 직접 들이대지 않는다. 영화는 독립영화의 역사와 함께 해 왔던 선배감독들과 1997년 당시(현재) 여전히 독립영화를 생산하고 대안 배급을 고민하는 독립영화인들과 관계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 각자가 생각하는 독립영화의 정의와 그 생산과 배급의 의미들을 구체적인 영화와 인터뷰들을 통해 이야기하게 한다. 어떤 이에게는 독립영화와 그 역사가 시대의 산물이자 과거의 자신을 기억케 해주는 일기와도 같을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현재의 자신을 성찰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자산이자 인생의 나침반 같은 것일 수도 있다. 또 어떤 이에게는 지금의 현실과 나를 고민하게 하고 독립영화의 현재적 의미를 찾고자 하는 치열한 진행의 순간일 수도 있다. 감독은 이와 같이 독립영화를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과 그들의 운동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그리고 각기 다른 의미와 가치들이 우리 안에 공존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현실과 독립영화의 현재적 의미를 성찰하게 하고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영화는 1997년에서 끝이 난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2010년 오늘, 과거와 전혀 다를 것 없는 아니 독립영화와 그 운동의 가치가 더욱더 절실해진 현재의 우리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나는 왜 하필 지금 독립영화를 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더불어 MB 정권이 벌여놓은 일로 밤낮없이 촬영 다니며 스트레스 받고 피곤해진 몸을 다시 한 번 추스를 수 있는 그리고 힘내자고 나 자신을 위로하며 다독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나와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유, 무형의 실천을 요구하는 영화, <변방에서 중심으로>, 고전은 이래서 고전인가 보다.

문정현 / 다큐멘터리 감독

-출처 : 인디다큐페스티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