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mbc 라디오시민세상에서 매월 마지막주 방송되는 코너!

독립다큐멘터리 수다방 <독.다.방> 3월 방송입니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아침 8시 30분에 부산 mbc라디오에서 청취가 가능하구요.

방송을 놓쳤다면 아이블러그 홈페이지에서 라디오 시민세상 검색해서 들을 수 있답니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방송 들을 수 있어요~


http://chilp.it/f1cd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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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는 지루하고 재미없다?

독립영화는 어렵다?

이제 그만~

독립영화로 나누는 두 여자의 짧은수다! 독립영화수다방!


독다방에서 영화 한 잔 하실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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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다큐 인서트)


김 : 여러분 안녕하세요~ 독립영화 수다방 독다방의 김작가. 다큐멘터리 창작공동체 오지필름의 김주미입니다.


문 : 안녕하세요. 새내기 독립영화감독 문창현입니다.


김 : 오늘은 특이하게 영화속 한장면을 먼저 듣고 인사를 드렸는데요. 청취자 여러분! 혹시 이분이 무얼먹고 맛있다고 하는건지 짐작이 가시나요? 이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단박에 알아맞힐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네 뭔지 알아맞히셨을것 같은데요. 오늘은 아침부터 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텐데요. 독다방 3월의 영화 술로 만나는 인간들의 군상도! 다큐멘터리 <술자리다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공미연 감독의 2011년 작품인데요. 공미연 감독은 서울영상집단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주미씨! 서.영.집.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김 : 서.영.집.은 꽤 긴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1982년 <서울영화집단>이란 이름으로 독립영화와 영화운동을 시작했고요. 86년에 <서울영상집단>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 이후 사회의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다큐멘터리라 생각해서 다큐를 선택해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고하네요.


문 : 저는 서.영.집.의 작품을 여러 편 봐왔는데요. 다큐멘터리지만 굉장히 영화적 시도를 많이 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영화를 공부하는 분들이라면 꼭 서.영.집.의 작품들을 참고해서 보셨으면 합니다.


(인서트)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김 : 제가 방금 읽은 문장은 함민복 시인의 시집 제목이기도한데요. <술자리다큐>는 이 한문장이 영화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이끌기도 합니다. 술자리를 통해서 꽃피는 사람들간의 관계를 이 영화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술자리다큐>에는 이 문장뿐만 아니라 또 영화전체를 이끄는 장치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뭔가요, 창현씨?


문 : 바로 탱고 음악인데요. 탱고와 다큐멘터리가 이렇게 잘 어울릴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이 탱고가 중간중간 에피소드를 이어주면서 굉장히 부드럽게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중에 청취자 여러분의 귀에 익은 음악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선수가 프리로 연기했던 음악 '아디오스 노니노'를 들을 수 있는데요. 이런 음악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 저는 <술자리다큐>에서 이 음악을 들으면서 앞의 에피소드들이 쭉 정리되는 느낌이라 좋았는데요. <술자리다큐>는 좀 특이한것이 인터뷰가 없습니다. 보통 다큐멘터리라 하면 인터뷰가 좀 당연히 들어가는걸로 생각하는데요. <술자리다큐>는 술자리 그 자체만으로도 그 속에서 사람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무엇을 논하고 있고 무엇을 고민하는지 공유하는지 혹은 어떠한 생각들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습니다.


문 : 그저 사람들의 술자리를 카메라 한대가 담기 때문에 저는 영화를 보면서 이 사람들을 어떻게 섭외했는지 궁금하더라구요. 주미씨, 혹시 들은 이야기 없나요?


김 : 사실 공미연 감독이 굉장한 애주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술자리에 직접 다니면서 내가 이런 다큐멘터리를 찍는다하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섭외를 했다고 하고요. 촬영한 것이 대부분 만난 자리에서 대부분 섭외를 해서 촬영이 됐다고 해요. 이렇게 촬영한 것이 20여개의 술자리를 촬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쭉 촬영한 것을 보면서 감독이 출연자의 연령대나 성별, 주제등을 고려해서 고른것이 <술자리다큐>의 다섯개의 에피소드가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공개되지 않은 에피소드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문 : <술자리다큐>에서 이야기되는 다섯개의 에피소드는 신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이 음주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있고요.  서로에게 호감이 있는 청춘남녀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 아버지와 아들의 서로에 대한 애정과 상처가 있는 진솔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청춘들의 수다도 볼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지리산 산자락에서 신명나게 벌어지는 술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이벤트도 보실 수 있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새학기가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여기저기서 밀당이 벌어지고 있을 것 같은데 학기를 시작하는 분들이 이 영화를 꼭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김 : <술자리다큐>에는 다양하고 많은 관계들이 보여주는데요. 술이라는게 적당히 먹으면 사람 사이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고, 사람마다 가슴속에 담아놓은 이야기를 좀 더 편하게 털어놓는 매개가 되기도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보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왜그럴까 생각해보니까 우리나라는 그렇잖아요. '죽을때까지 마시자.', '먹고 죽자!!'이런게 있다보니 적당한 술자리문화가 없어서 그런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문 : <술자리다큐>에서 술의 역할이 나쁘게 작용하는 순간이 하나도 없습니다. 술이 좋은 친구가 되는거죠.


김 : 사실 창현씨, 그렇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편견이나 경계를 허무는게 쉽지 않은데 <술자리다큐>를 보면서 좋은 술자리는 이 모든 관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술자리에서 만든 관계들이 이 영화에서는 아주 잘 표현되있는것 같습니다.


문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라는 문장으로 비유한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아요.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 등장인물들이 한 이야기를 곱씹어서 생각하게 하는 것 보다 '아, 나도 저랬지.' '우리도 그랬지.'하며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되어주는 것이 <술자리다큐>라고 생각해요. 꼭 우리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술자리다큐>를 보면 술자리의 관계들에 우리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는것 같아요.

주미씨는 술자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나요?


김 : 어.. 굉장히 많겠지만, 창현씨도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우리가 대학교때 같은 과 같은 동아리였잖아요? 그래서 술자리를 굉장히 많이 가졌는데, 그때가 2006년 대학교 1학년때였는데요. 겨울이었는데 한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술을 굉장히 많이 먹고 1,2,3차 술을 먹고 있는데로 취해서 대학가 술집 앞에서 다큰 어른들이 둥그렇게 모여서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 내년에도 잘해보자 으쌰으쌰하면서 소릴 질렀던 생각이 나네요.


문 : 참 아련한 기억이네요. 


김 : 저는 <술자리다큐>를 보면서 제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남의 술자리를 보는게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습니다. 

공미연 감독의 의도가 술에 대해 좀 거부감이 있거나 술자리 자체를 피하는 분들이 보고 마음이 좀 돌아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요. 살아가면서 의미없는 시간은 없습니다. 그저 그렇게 흘러갔다고 생각했던 술자리에도 철학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그리고 사랑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문 : 저도 공미연 감독의 말 중에 떠오르는 문구가 있는데요.  '우리들의 시간은 술은 먹는 시간과 술을 먹지않는 시간으로 구분된다.', '술자리는 24시간 돌아간다.'란 말인데요. 24시간 돌아가는 우리의 삶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고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것이 <술자리다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정적 한장면 음악)


문 : 독다방의 핵심! 결정적 한장면~ 

주미씨의 결정적 한장면, 어떤 장면인가요?


김 : 제가 고른 건 네번째 에피소드에 해당되는 건데요. 고등학교때부터 친구인 10년지기들이 한 친구의 반지하방에서 술자리를 가집니다. 술자리에서 삶에 대한 고민도 풀고 현재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그러다 한 친구의 제안으로 ㄱ부터 ㅎ까지 자음을 가지고 20대란 주제로 시짓기를 합니다. 그렇게 서로 문장을 주고 받다고 마지막 자음 ㅎ으로 현재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말해보자고 하는데요. 그래서 저는 어떤 단어들이 나올지 굉장히 궁금했는데요. 어떤 단어들이 나왔냐면, 휴가, 학위, 희망, 후회없는 오늘이란 단어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들이 언뜻보면 장난같기도 한데요. 하지만 저는 단어하나로 20대의 관심과 고민이 응축되서 나타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인터뷰없이 다큐멘터리가 이야기를 이어간다는것이 쉽지만은 않은 작업인데, 저 같은 경우는 그시절 저를 떠올리며 제가 흘려버린 이야기들이 없는지 생각했습니다.


문 : 저도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요. 술자리에서 게임같은 걸 많이 하는데 저도 한번 자음으로 시짓기 꼭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 그 자리에 꼭 저를 불러주시길 바라면서, 창현씨의 결정적 한장면은 무엇인지 들어볼까요?


문 : 저는 세번째 에피소드인데요. 영화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자신들의 어긋난 관계를 술을 통해 털어버리려는 노력을 합니다. 조심스럽게 둘 사이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꺼내놓는 아버지 한마디. 니가 대학교를 가기 전까지는 우리사이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고 말하는데요. 둘 사이의 미묘한 어색함이 술로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데요. 저는 이장면을 통해서 제 아버지가 정말 많이 떠올랐는데요. 저도 언젠가 우리 아빠랑 이렇게 술을 마실 수 있을까 싶었고 술을 꼭 한잔 하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김 : 저도 언젠가 한번 저희 아빠와 술자리를 가져볼까 합니다.


문 : 이렇게 두 여자의 결정적 한장면까지 함께했는데요. 저희만 <술자리다큐>를 보고 수다를 떤 것 같은데 청취자 분들이 <술자리다큐>를 보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김 : 아쉽게도 현재 부산에서 <술자리다큐>가 상영이 되고 있진 않은데요. 상영되지 않는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홈페이지에 가셔서 DVD를 직접 구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데요. 타이틀 이미지도 너무 예쁘고, 구성도 알차게 되어 있으니까 한번쯤 구매를 해서 술한잔 하시며 보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서울 영상집단으로 연락을 하시면 공미연 감독님이 직접 안내를 해주실 수도 있겠네요. 


문 : 서울영상집단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시면 찾을 수 있습니다. 봄바람 부는 주말 소중한  사람들과  진솔한 술자리 꼭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독다방 3월의 다큐 <술자리다큐>함께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공미연감독의 한마디 들어보면서 마치겠습니다.


문, 김 : 여러분! 4월에도 독립영화보세요~ 안녕~


공미연감독 : 안녕하세요. <술자리다큐>만든 공미연입니다. 다큐멘터리 단체에서 보기드문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좀 다양한 연령,장소,시각에서 술자리를 쫓아다녔구요. 재밌는것도 있고, 공감가는 이야기도 많으실겁니다.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고요. 가벼운 술자리라고 생각하고 <술자리다큐>를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술을 안 드셨던 분도 아마 술을 확 부르는 다큐멘터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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