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mbc 라디오시민세상에서 매월 마지막주 방송되는 코너!

독립다큐멘터리 수다방 <독.다.방> 2월 방송입니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아침 8시 30분에 부산 mbc라디오에서 청취가 가능하구요.

방송을 놓쳤다면 아이블러그 홈페이지에서 라디오 시민세상 검색해서 들을 수 있답니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방송 들을 수 있어요~


http://chilp.it/40a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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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는 지루하고 재미없다?

독립영화는 어렵다?

이제 그만~

독립영화로 나누는 두 여자의 짧은수다! 독립영화수다방!


독다방에서 영화 한 잔 하실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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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네. 안녕하세요. 독립영화 수다방 독다방의 새내기 감독 독립 다큐멘터리 창작공동체 오지필름에서 활동하는 문창현입니다.


김 :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만 보면 수다쟁이가 되버리는 오지필름의 김작가, 김주미입니다. 

창현씨. 독다방에서 만나볼 두번째 영화는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문 : 오늘의 영화를 소개하기전에 영화의 한장면을 준비했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짐작해보시죠!


(또 하나의 약속 예고편)


문 : 청취자 여러분. 어떤 영화인지 아시겠나요? 지난 6일 개봉한 <또 하나의 약속>의 한장면입니다. 넉넉치 못한 가정탓에 고등학교 졸업 후 회사에 취직했던 딸이 2년도 채 안되 큰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자랑스러운 회사에 들어갔던 딸이 제대로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걸 보면서 아빠는 회사를 상대로 딸의 치료를 책임지라 하는데요. 서서히 시들어가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 진실을 알리겠다 다짐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이 영화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을하다가 백혈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 고 황유미씨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와 같은 주제를 가진 영화입니다. 독다방 2월의 영화. 삼성반도체 노동자로 살다가 병마, 그리고 거대한 권력과 싸우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탐욕의 제국>입니다. 


김 : 네. 이렇게 같은 주제를 가진 극영화, 그리고 다큐멘터리가 같은 시기에 관객과 만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경우인데요. 두 영화를 모두 보시고 같은 주제를 어떻게 달리 표현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문 : 그렇죠. 극장을 찾아 두 영화 모두 보시고 꼭 한번 비교해 보시길 바라면서 <탐욕의 제국> 간단히 소개해 드릴게요. <탐욕의 제국>은 삼성반도체 공장의 숨겨진 진실과 그 안에서 피해자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요. 초일류 기업이미지 뒤에 가려진 밀폐된 공장 안에서 화학약품을 가지고 일하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병을 얻게 된 사람들이 삼성과 정부를 대상으로 투쟁하는 모습을 3년여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독립영화 제작집단 ‘푸른영상’의 홍리경 감독님 작품입니다. 주미씨, 푸른영상에 대해 소개해주실래요?


김 : 네. 푸른영상은 1991년 만들어진 영상제작집단인데요. 노동, 인권, 여성, 환경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들을 뚝심있는 시선으로 담아낸 다큐멘터리들을 제작해오고 있는데요. <탐욕의 제국>역시 다루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감독만의 시선으로 묵묵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창현씨. 이 영화의 첫장면 혹시 기억나시나요?


문 : 네.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눈만 내놓은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 사진이 나오잖아요. 그 하얀옷을 방진복이라고 하더라구요. 또 일하는 방법이나 과정을 손으로 꾹꾹 눌러적은 일기장도 보이구요. 보면서 아, 저런 방법으로 일한다는걸 처음 알았어요 저는.


김 : 네. 저도 마찬가진데 가끔 뉴스같은데서 아니면 그 애국가 있잖아요. 거기서 이렇게 하얀옷 입으신 분들이 공장안에서 있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이런건 잘 몰랐는데 일하는 과정 자체도 굉장히 까다롭고 어렵다는 걸 알수 있겠더라구요. 


문 : 그렇게 쉽지 않은 환경속에서 열심히 일해온 노동자들이 결국 얻는 게 이겨내기 힘든 병과 고통이라는게 참.. 안타깝고 슬펐어요. 가장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지만 역으로 노동자들은 아주 유해한 물질을 매일 만지고 접촉하는거잖아요. 


김 : 사실 어렸을때부터 기억을 더듬어보면 반도체라는게 정말 신기했거든요. 은색 빛으로 반짝반짝 빛이나고 정말 깨끗해보이잖아요. 보기에. 그런데 그것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동자들의 몸은 늘 위험에 노출되 있다는게 좀 놀라웠습니다.


문 : 그렇죠. 그런데 영화속에 보면 공장을 찍은 장면들은 하나같이 화질이 좋지 않거나 뿌옇잖아요. 감독님 말씀을 들어보니 공장 안의 영상은 절대 촬영 할 수가 없다고합니다. 그래서 노동인권단체 <반올림>으로 부터 받은 영상들과 cctv화면들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김 : 노동 인권단체 <반올림>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란 슬로건을 가진 단체인데요. 2007년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 발족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가 현재 대표로 계시구요. 때문에 이런 영상들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을 주셨다고 하네요. 그렇게 어렵게 모은 영상들이 영화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던게 일을하다 죽어간 노동자들이나 여전히 그 속에서 일하고 있을 노동자들의 현실이 그렇게 뿌옇고 거친 화면으로 나타난게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문 : 그렇죠. 또 <탐욕의 제국>을 보며 더 충격적이었던것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시종일관 외면하고 있는 기업과 정부의 모습이었습니다.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를 비롯해서 삼성반도체 노동자로 살다 죽어간 사람들의 가족이 대화를 하자고 아무리 소리쳐도 단 한번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찾아볼수가 없는데요. 보는 내내 한숨이 나오더라구요.


김 : 그리고 이것이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것이.. 우리중 누군가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죠. 감독님께서도 이런 문제들이 우리 모두의 일이 될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상에서 보면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 모두를 직접적으로  누군지 밝히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왜 사람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생각을 해보니 굳이 밝힐 필요가 없는게 이 영화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단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 : 영화 끝부분에 졸업식을 하는 많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들 중 누군가는 대학을 가거나 다른 진로를 택할 것이고 누군가는 <탐욕의 제국>의 그들처럼 사회 어느곳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겠죠. 때문에 이런 일들은 언제든지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 그렇죠. 고 황유미씨의 일기장에도 보면 이렇게 힘든데 차라리 친구들처럼 대학에 갈걸.. 하고 써놓은 부분이 있는데요. 이렇게 평범했던 어린 학생이 사회의 노동자로 살아가다 부당한 죽음을 맞는 일이 앞으로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저는 영화 초반에 병원에서 처음 등장하는 고 이윤정씨가 많이 기억에 남는데요. 이분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인물입니다. 3년정도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감독님이 가장 힘들었던 것이 아픈 사람을 찍는 것이었다고 해요. 카메라를 드는 것도 많이 망설이셨고, 부담스러웠던데다가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중에 돌아가셨는데 그 때는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저 역시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멀쩡히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던 사람이 영화 후반으로 가면 자신의 힘으로 눈조차 뜰 수 없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그걸 지켜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조금이나마 짐작해봅니다. 



(결정적 한장면 음악)



문 : 이번 순서 두 여자가 고른 결정적 한장면! 입니다. 먼저 주미씨가 고른 결정적 한장면 무엇인가요?


김 : 네. <탐욕의 제국에서>제가 고른 결정적 한장면은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건물을 향해 앉아 마이크를 잡은 한혜경씨의 모습을 담은 장면인데요. 한혜경씨는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뇌종양 수술을 받고 후유증으로 걷기도 말하기도 힘들어진 상태인 인물입니다. 처음엔 노동자들의 가족들이 외치는 소리가 다 묵음처리 되어있습니다. 그러다가 한혜경씨가 마이크를 잡으면서 서서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요. 한혜경씨는 한글자 한글자 잘 소리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렇게 외치는 말이 ‘삼성 반도체가 최곤줄 알고 들어왔는데 넌 나한테 해준게 뭐야. 난 열심히 일한 것 밖에 없다.’입니다. 

저는 한혜경씨의 이 외침이 영화 전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문 : 네. 결국 기업의 이윤을 위해 그 속에 소속된 사람들의 목소리는 무시해버리는 태도가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김 : 창현씨가 고른 결정적 한장면은 무엇인가요?


문 : 저 역시 한혜경씨의 모습이 담긴 부분인데요. 영화 후반부에 2012년도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한혜경씨 모녀가 삼성전자 부사장 최우수 씨과 책상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앉아있는 최우수 부사장에서 한혜경씨와 어머니가 부탁의 말을 하죠. 한혜경씨의 어머니가 멀쩡하게 건강했던 아이가 6년간 근무하고 나왔는데 이렇게 됐다 부사장님은 그런 노동자들이 얼마 안된다고 말씀하셨지만 저희는 허위사실을 말하는것도 없고 이렇게 제딸아이가 증인이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건 삼성전자 최우수 부사장의 묵묵부답입니다. 이 불통의 한 장면이 큰 기업에서 노동자와 경영자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저는 이 장면이 현재 우리 국가와 국민들 간의 소통의 모습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 저는 보면서 어떻게 눈 한번을 마주치치 않는지 참.. 야속하더라구요. 바로 전에 노동자의 삶과 고통을 생각하겠다고 말한 사람의 태도라곤 믿기 어려웠어요. 저와 창현씨는 다른 장면에서 비슷한 감정들을 느꼈는데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문 : 저희의 생각과 청취자분들의 생각도 비슷한지 확인하려면 일단 영화를 보셔야겠죠? 

<탐욕의 제국>은 영화속에서 육성과 일기장을 통해 등장하는 고 황유미씨의 기일인 3월 6일에 개봉을 한다고 합니다. 


김 : 네. 그런데 부산에서는 <탐욕의 제국>을 조금 더 빨리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주 목요일이죠. 27일 저녁 7시 30분부터 부산교대 앞 공간초록에서 상영을 한다고 합니다. 또 3월 2일 국도예술관에서는 감독님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눌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고 하네요. 


문 : 네. 또 막간을 이용해 잠깐 홍보를 하자면요. 지난 20일부터 국도예술관에서 ‘2014국도 다큐극장 다큐야 사랑해’란 이름으로 다큐멘터리 기획전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총 19편의 상영작을 3월 12일까지 상영한다고 하네요. 지난달에 소개해 드렸던 박배일 감독의 <밀양전>도 상영된다고 하니까요. 놓쳐서 아쉬우셨던 분들도 극장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국도예술관에 문의해 주세요!


김 : 네. 독립영화 수다방 독다방 2월에는 푸른영상 홍리경 감독의 <탐욕의 제국>과 함께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감독님이 직접 전하는 영화에 대한 짧은 이야기 들으시면서 저희는 3월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홍리경감독 : 안녕하세요. <탐욕의 제국>을 만든 홍리경입니다. 제가 이 작업을 시작한게 2011년도 4월부터였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만 3년정도 작업을 했네요.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 건 제가 속해있는 푸른영상에서 누군가 삼성 직업병에 관한 문제를 다뤘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나눴고 그 작업을 제가 맡게 된거였어요. 

그래서 만 3년간 열심히 작업한 작품이 3월 6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탐욕의 제국>은 일터에서 지워진 개인, 그 개인의 삶과 꿈에 대한 영화이기도 해요. 많은 분들 오셔서 영화보고 영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과 그들의 꿈을 같이 기억해주셨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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