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전용극장 인디스페이스의 관객기자단 [인디즈]에서
<독.다.방> 관련 인터뷰를 했습니다.
"영화 팟캐스트"라는 주제로 <독.다.방>뿐 아니라
영화 관련 팟캐스트를 하고 있는 분들을 인터뷰했네요.
김작가가 인디즈의 최지원 기자님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기사 내용 중 <독.다.방> 부분만 발췌해 가져왔습니다.
<독.다.방>이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만들어지는지 잘 정리되어 있네요.
그 내용 전합니다.
==================================================================================================================
2009년 국내에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매체 ‘팟캐스트(Podcast)’가 등장했다. 팟캐스트는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을 합성한 단어다. 즉 팟캐스트는 휴대용 디지털 플레이어를 통해 들을 수 있는 방송 매체라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방송을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는 기존의 라디오 방송과 달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팟캐스트는 간편한 시스템 덕분에 국내의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가 진행하는 책 전문 팟캐스트 <빨간 책방>은 현재 매 회 15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방송에 소개된 책들이 곧바로 베스트셀러 순서에 진입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팟캐스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팟캐스트들이 등장했다. 동시에 ‘영화’를 다루는 팟캐스트들도 부쩍 많아지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자신이 느꼈던 인상이나 이야기들을 더 이상 혼자만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특히 여러 영화 팟캐스트들 중에서도 영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려고 하는 팟캐스트들이 있다. 부산의 어느 독립 영화감독과 작가는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팟캐스트 <독립영화 수다방>을 만들었고, 영화 비평 스터디 모임 <Cafe critic>의 멤버들은 영화 비평 팟캐스트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영화 팟캐스트 <영화식당>을 만들어 영화 이야기와 함께 더불어 출연자와 청취자들의 사연들을 공유하고 있다. 필자는 위의 팟캐스트들을 제작한 사람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각각의 팟캐스트들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하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팟캐스트 <독립영화 수다방>
2015년 1월 30일에 첫 방송을 한 팟캐스트 <독립영화 수다방(이하 독다방)>은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 팟캐스트다. <독다방>은 부산의 다큐멘터리 창작공동체 ‘오지필름’의 문창현 감독과 김주미 작가가 기획하면서 만들어졌다. 두 사람은 기획뿐만 아니라, 연출, 진행, 녹음, 편집, 업로드, 홍보 등 팟캐스트 제작의 모든 일들을 도맡고 있다. 사실 두 사람은 작년 1월부터 부산 MBC 라디오 <라디오 시민 세상>에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를 진행해왔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두 사람은 홍재희 감독의 <아버지의 이메일>, 공미연 감독의 <술자리 다큐>등 여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소개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계기로 팟캐스트를 기획하게 되었을까.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김주미 작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1. 두 사람은 ‘오지필름’에 소속되어 있다고 들었다. 오지필름에 소속되어 있는 구성원이나 활동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오지필름을 만든 시기는 2011년 1월이었다. 처음에 박배일 감독과 문창현 감독이 오지필름을 만들었고, 나는 2013년에 오지필름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스태프로 일을 하다가 오지필름에 합류하게 되었다.
오지필름의 주 활동은 다큐멘터리 제작이지만, 그 밖의 다른 일들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 외의 활동으로는 독립 다큐멘터리 정기 상영회 <다큐싶다>와 독립 다큐멘터리 아카데미 <깨세 아카데미>를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다큐멘터리 제작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현재 오지필름은 올해 개봉할 박배일 감독의 <밀양 아리랑>의 후반 작업을 하고 있고, 문창현 감독의 <놈이>를 제작하고 있다. 이전에 오지필름에서 박배일 감독의 <밀양전>의 배급을 직접 맡기도 했다. 특히 오지필름에게 <밀양전>의 배급은 큰 의미가 있다. 당시 우리는 밀양의 상황을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알리기 위해 공동체 상영의 형식으로 배급을 진행했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고, 그 덕분에 약 200회에 가까운 공동체 상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오지필름은 ‘오지’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 그대로 소외된 사람들을 정직하게 담아내면서 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세상의 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또한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다.
2. 문창현 감독과 김주미 작가는 작년부터 라디오 진행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에 두 사람이 따로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선택해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사실 단순히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예전부터 나는 좋았던 영화를 그저 혼자 생각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싫었고, 사람들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았다. 그래서 막연히 팟캐스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후에 ‘오지필름’에 합류하게 되면서 그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부산에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아직까지 서울에서도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하지만 부산은 그런 기회들이 서울보다 훨씬 더 부족하다. 부산에는 독립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장소가 거의 없을뿐더러,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립 다큐멘터리를 낯설어한다. 그래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3. <독다방>의 제작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우선 매달 소개할 영화를 선정하고,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각자 생각한 후에 만나서 기획회의를 한다. 특히 회의 시간에 영화를 보고 느꼈던 것들을 서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독다방>의 기획 코너인 ‘결정적 한 장면’을 진행하기 위해 각자가 선택한 영화의 한 장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회의가 끝난 후에는 그때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대본을 만든다. 대본은 전체적인 흐름과 문장들을 다듬는 정도이다. 여기까지 방송 준비가 되면, 부산의 시청자 미디어 센터에 가서 녹음을 한다. 마지막으로 녹음된 파일들을 편집하고, 편집된 파일을 팟캐스트에 업로드한다.
영화를 선정할 때에는 오지필름의 박배일 감독도 함께 상의를 하기도 한다. 박배일 감독에게 조언을 들을 때도 많다. 우리가 선정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재밌었던 영화, 주제적으로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영화들이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개봉이 되지 않은 영화들을 먼저 소개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현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하고, 개봉되지 못한 영화들 중에서 좋은 영화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런 영화들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 <독다방>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다방>을 들은 청취자들이 조금이라도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싶어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재밌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우리가 보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방송을 조금이라도 게을리하게 되면, 우리의 생각들이 완전히 묻어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최대한 그 영화를 보고 느낀 것들을 충실히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5.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방송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올해부터는 ‘다큐싶다’의 상영 작품들을 <독다방>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1월에 <독다방>에서 주현숙 감독의 <가난뱅이의 역습>을 소개하고, 다음 달에 이어서 그 영화를 ‘다큐싶다’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청취자들이 <독다방>에서 소개된 영화들을 ‘다큐싶다’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매달 소개하고 싶은 독립영화를 선정해서 1분 내외로 소개하는 코너를 이번에 새로 기획했다. 그 외에 방송 구성은 당분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독다방>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진행되면, 방송 구성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해보고, 좋은 기획들을 실행해볼 생각이다.
김주미 작가는 <독다방>이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다큐멘터리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청취자들에게 알려주는 방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그러한 목표들은 <독다방>이 점점 더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이라고 덧붙였다. 그녀의 말처럼, <독다방>은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청취자들의 깊은 관심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독다방>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이 주로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들이기 때문에 청취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계속해서 청취자들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보게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녀의 바람대로 앞으로 <독다방>으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이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