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밀양다녀왔습니다.

부산MBC 퍼블릭액세스 제작프로그램 , '라디오 시민세상'에 내보낼 구성물 취재하러

간만에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왔는데요~

제가 찾아간 곳은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에 위치한 평밭마을 ,

이 마을에는 인가 뒤로 세면이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마을 앞으로는 위양못이라는 큰 저수지가 있습니다.

정말 밀양시내에서 마을로 들어가기 만해도 공기가 다른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쾌적하고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그런데 7년 전, 이 마을에 '원자력발전소 신고리 5,6호기'가 완공되면 발전소의 발전전력을 전국 전력계통에 연결해, 대 전력 수송체계를 구축하고, 영남지역으로의 풍부하고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위해서 76만 5000볼트 라는 어마어마 한 전력이 흐를 송전탑 건설이 예정되었습니다.

 7년 전 시작된 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작년 4월 , 한국전력 측에서 송전탑 건설을 위해 부지확보를 이미 이룬 상태였고 ,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벌목을 하려고 마을 산에 파쇄기와 포크레인이 들어오면서 입니다.

 

 ▶ 평밭마을로 들어오는 입구

더위는 금새 찾아왔고,  마을에서 제일 젊은 사람이 60대 어르신이었습니다. 대부분이 70대 80대의 어르신 들이었고 , 이들에게는 싸움의 현장을 밖으로 알릴 수 있는 사진기도 , 심지어 손전화기도 없는 어르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외로운 싸움이 본격적으로 이어온지 1년 하고도 4개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밀양에서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밀양시의 시장은 주민들의 어떠한 동의도 없이 공사 허락을 한 장본인이 면서도 2년 전 내건 '송전탑 건설은 죽어도 없다' 던 공약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지금은 오히려 시청을 찾은 어르신들을 공무집행 방해로 소송까지 한 상황입니다.  

 

▶ 어르신들이 보초를 서는 평밭마을 1초소, 여기서 마을로 들어가는 차량통제를 합니다.

 평밭마을의 어르신들은 논농사 밭농사, 집안 일 모두를 버려두고 하루도 빠짐없이 투쟁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 이 송전탑 건설사업은 부북면 위양리의 평밭마을 뿐만아니라. 밀양시 단장면, 산외면, 상동면, 청도면에 걸친 5개의 면에 부지 선정이 되어있습니다. 5개면에 걸쳐 총 69기의 송전탑을 건설예정인 한전은 지난 1월 16일 고 이치우 어르신의 분신사건 이후에 공사가 잠시 중단 되었으나 7월 초 다시 공사를 재개한 상황입니다.

지금 밀양의 5개 면에서는 여전히 투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밭마을 어르신들은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싸움을 해오셨기에 지금은 싸움에 배테랑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싸움이 활발하지 못했던 단장면 같은 경우에는 지난 겨울에 있었던 부북면의 공사관계자들과 인부들, 용역들과의 싸움이 지금 이 더위에 다시 재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북면의 현재는 마을 주민들이 교대로 돌아가면 마을에서 부지로 향하는 4개의 입구를 막고 입구에서 부지로 들어가는 차량들을 한 대 한 대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고 단장면 같은 경우는 부지로 향하는 길이 워낙 험하지만 공사를 재개하는 한전에 상대를 하기위해서 어르신들이 매일 공사관계자들과 같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대치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면들도 다 비슷비슷한 상황인데요 , 무엇보다 이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어르신들이 투쟁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 더위속에서 투쟁중인 어르신들.

▶ 농활대가 만든 플래카드 , 1초소컨테이너.

▶ 아래, 위로 나뉘어진 1초소, 아래에서는 어르신들이 모여 잠도 주무시고 담소도 나누십니다.

                    ▶ 지팡이에 의지해 1구역으로 오시는 어르신의 지팡이.

 

 마을 어르신들은 모두가 빨리 이 싸움이 끝나야 된다는 바람을 하셨지만 , 백지화가 되지않고,  원래 선로대로 공사가 이뤄지지고 , 또는 초전도 케이블으로 공사가 이어지는 해결책 없이는 이 싸움에 물러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 싸움은 이긴싸움이라고 얘기하시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고, 저 또한 어르신들이 더위 속에서 긴시간 동안 이어온 싸움이 절대 지지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어르신들이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알려면 직접가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생각했습니다.

고 이치우 어르신이 그렇게 세상을 달리하시고 밀양의 송전탑건설사업에 관련한 일들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로는 대학생들이 초록농활대라는 이름으로 관심도 갖고 , 각 시민단체 등에서도 연대의 손길을 내밀고 , 대구 , 부산, 창원 등 미디어활동가들도 현재는 밀양에 상주하면서 밀양의 사건보도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오지필름도 지금 '멈출 수 없는' 이라는 이름으로 탈핵이야기를 다룰 영화를 기획하고 촬영 중에 있는데요 ~

9월 달 쯤에는 오지필름도 밀양에 가서 상주하며 어르신들의 투쟁을 카메라에 담으며 같이 하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바람대로 빨리 이 싸움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정부에서, 지자체에서 이렇게 사람사는 일에 관심이 없는지 밀양의 현재를 보면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도 아직까지는 이 사건이 얼마나 억울한 사연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있는 사람들만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서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오지가 할 일은 빨리 영화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건을 알리는 것이겠지요~

밀양의 이야기를 다 전해드리려면 정말 길고 , 숨겨져 있는 사실도 아직 많지만 밀양의 이야기는 더 기회를 만들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평밭마을 2초소.

 부산에서 8시에 출발해 반 나절을 밀양에 있었는데요 ~ 정말 돌아오는 길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덥긴했지만, 어르신들과 내일도 그 다음날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 뿐만아니라 , 너무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이라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졌거든요, 싸움만 없다면 말이죠 .

이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어르신들의 지금 모습은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이제 8월 초면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될거고 , 더위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 더위속에서도 어르신들은 어김없이 투쟁하고 계시겠지요!  여름휴가 밀양으로 떠나 어르신들도 찾아뵙고 휴가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로 , 영화로, 라디오로 밖에 어르신들의 투쟁에 힘을 드릴 수 밖에 없지만 , 마음은 한동안 밀양에 있을 것 같습니다. 조만간 또 밀양의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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