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다큐, 싶다
2017년 9월 25일 / 국도예술관
옵티그래프 Optigraph , 2017
감독 ㅣ이원우ㅣ 다큐멘터리 ㅣ 104분
시놉시스
외할아버지의 백수(99세) 잔치가 끝난 후, 손주 대표로 생일카드를 읽은 나는 할아버지에게 자서전을 의뢰받는다. 2년 후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부탁은 숙제로 남았다. 그의 이름을 검색하며 연관 짓지 못했던 과거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필름메이커가 된 나는 나의 삶과 멀었던 이들의 장례에 자주 참석하게 되었다. 가족의 일로 미국에 잠시 살게 된 나는 국가와 국적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연출의도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기억은 늙고, 검소하시고, 자상한 어른이였다. 하지만 검색한 그의 이름은 OSS특수요원, 한국전쟁이 시작되던 당시 치안국장등으로 낯설었다. 개인이 어떤 나라의 국민이 되고 혹 되지 못할때 그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국가는 국민을 그리고 인간을 어떻게 지키며, 지켜주지 않으며 또 기억하고, 잊게 되는가를 자꾸만 묻게 되었다.
리뷰
<옵티그래프>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일제강점기에 CIA의 전신인 O.S.S 요원으로 활동했으며, 한국전쟁 발발 초기에 치안국장으로 활동했음을 알게 된 감독의 이야기다. 감독은 외할아버지의 역사를 파헤치기 위해 가족이나 친척을 인터뷰하는 대신 자신만의 해법을 찾기 시작한다. 출발이 되어준 것은 버마와 인도, 한국 등 세 나라의 이름이 새겨진 조그만 장식품이다. 친구들과 무작정 버마로 떠난 감독의 여정은 ‘외할아버지’라는 분명한 목적을 종종 벗어난 여행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감독에게 문장가가 되라고 하시며 자서전을 부탁하신 외할아버지의 유언은 여정의 성격을 바꿔놓는다. 왜냐하면 감독의 여정은 할아버지의 부끄러운 행적을 파헤치는 동시에 할아버지를 위한 자서전을 쓰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외할아버지에 대한 폭로와 미화 중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감독은 확장과 질문이라는 다른 카드를 꺼낸다. 그것은 때로는 독일에 있는 북극곰이 독일 곰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해 보이지만 의미 있는 질문으로도, 혹은 과연 명령을 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으로도 나타난다. 그녀의 질문은 종종 할아버지의 선택을 옹호하기 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떤 것도 뾰족하지 않고 뭉툭하다. 그녀가 영화 만들기를 은유해서 하고 싶은 말을 은폐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분법적 선택 대신 다른 길을 찾아낸 결과물인지는 관객의 판단으로 남겨진다. [김소희]
-사진 및 정보 출처 :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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