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필름이 사랑하는 영화제중 한해를 여는 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에 다녀왔다.

다녀왔다는 표현보단 올해는 함께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지난해 가을 인디다큐페스티발에 <나비와 바다>가 선정되지 않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년 인디다큐페스티발 프로그래머 해보지 않을래?"

'뭐? 나에게 다른 사람이 만든 영화를 보고 영화제에 상영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맡긴다고? 왜? 나한테?(완전 부담부담)', '생각해보니, 이사람들 장난치나~ <나비와 바다> 떨어뜨릴땐 언제고~(완전 울그락불그락)'라는 생각과 함께 '그럼 독립다큐멘터리 많이 볼 수 있겠구나~(완전완전 흥분 열광)'싶어 고마운 마음으로 수락했다.

일이 이렇게 큰 무게로 다가올지 모르고... 


그리하여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내 머릿속의 우선순위 중 하나로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자리잡고 있다. 100편의 영화를 보면서 흥분했던 순간과 아쉬었던 순간, 밀려오는 불안과 책임감으로 밤을 지새우며 피씨방에서 여관방에서 영화를 봤던 나날들을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왜? 다음부턴 프로그래머 역할을 하지 않을테니...라고 지금까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모르지 어느날 갑자기 독립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은 마음에 하고 싶다 떼쓸수도 있으니...

 

 


 

- 감독과의 대화 진행은 언제나 떨린다는...


- 관객상 1작품, 올해의 다큐멘터리 상 15작품... 영화제 패막식 중 가장 흥미로웠다는...



 

무튼 봄을 여는 영화제에 오지가 다녀왔단 말이다. 

일주일 동안 다큐멘터리의 윤리와 미학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 나눴고, 우리들의 찌질한 현실을 돌아보며 밤새 술잔을 기울였다는.... 삶은 비루한데 행복지수는 남들보다 월등히 높다는 말에 더 우울해지는 이윤 깊게 생각해봐야하는 부분이다~ㅠ 왠지 슬프노... 

무엇보다 영화를 보며 오지가 만들 영화에 대입해보기도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었던 자리였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가장 많이 생각했던 부분이 '작품을 제작할 땐 역사 의식과 예술(다큐)의 역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쨌던 흘러간, 진행되는 역사를 불러들이고 담고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난' 누구의 역사를 어떻게 불러들여,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면서, 어떤 식으로 드러낼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작품을 제작했어야 했을진데... 다큐멘터리 쉽지 않네~~ㅠㅠ 

지금, '이런 걸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함께 학습하려면 어떻게해야하나요???' 묻고 싶다~~

<그리고 싶은 것>, <비념>, <아버지의 이메일>, <마이플레이스>, <달콤한 잠>, <촌 금가이>는 두고두고 이야기거리들을 만들어줬다. 오지필름이 진행하고 있는 작품들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생각하고 고민했던 부분들이 녹아나있을 것이다.


아직 긴 여운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건 아니지만,  오지는 꾸역꾸역 작품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올해 말 오지필름 작품이 세편 완성 될 계획이다. 내년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모든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길 바라며, 오지필름과 한 식구가 된 인디다큐페스티발과 어떻게 연대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겠지~~


인디다큐페스티발 2014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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