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3부작



<모래톱 사람들>

강서는 흔히 '김해평야'라고 불리는, 비옥한 농토가 넓게 펼쳐진 곳이었다. 2014년 그린벨트가 대규모로 해제 되면서 공장과 창고가 난립해 옛 정서를 잃어버린 그곳 풍경을 담았다.

미디토리협동조합,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 제작  / 2016 / 27



<만덕5지구 주민들의 외침>

만덕5지구는 과거 도시정비사업으로 인한 강제이주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그런 주민들에게 주거환경개선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번 부당한 주거권 위협이 닥쳤다. 만덕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_ 미디토리협동조합 제작 / HD / 2016 / 12



<반송에 살다>

반송큰시장은 1968년 반송지구 정책으로 이주민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전통시장이다. 외환위기, SSM 입점 등의 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시장을 지켜 온 주민들의 삶을 담았다.



리뷰

신자유주의 이후 자본은 공간을 재편하며 그 세를 확장하고 있다. ‘뉴타운’, ‘도시재생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등으로 불리는 개발 사업은 한국 사회를 개발의 광풍으로 다시 몰아넣었다. 도시의 어느 곳에서든 하늘을 둘러보면 미세먼지와 함께 노란 크레인이 건축 자재를 매단 채 둥둥 떠다닌다. 미디토리협동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은민 감독은 포크레인이 땅을 긁고 쿵쾅대며 공사하는 소리에 묻힌 원주민의 이야기를 부산 3부작으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공간은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역사가 새겨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개발은 그 삶과 역사를 반영해야하지만 자본은 가장 먼저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삶과 역사를 지우면서 길쭉한 콘크리트 박스를 하늘 높이 세우고 있다. 김은민 감독의 부산 3부작은 자본이 공간을 잠식해가는 폭력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그린벨트가 막 해제된 강서구 주민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장이 들어서고 슬럼화 되어가는 마을을 걱정한다. 만덕 5지구 주민들은 8년 동안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워왔지만, LH공사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 때문에 30년 넘게 정착해온 마을에서 쫓겨난다. 그들의 불안과 눈물은 단순히 내 재산을 빼앗겼다는 슬픔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삶과 우리가 함께 가꿔온 공동체를 파괴했다는 분노이다.

김은민 감독은 슬픔과 분노의 마음에 머물지 않고 반송큰시장의 역사를 통해 희망을 제시한다. 끊임없이 자본과 권력이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파괴해가는 지금, 반송 주민들처럼 다 같이 흥겹게 싸우면서 마을을 만들어가야만,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우리는, ‘부산 3부작을 통해 우리에게 말 걸고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들어야한다.


감독 _ 김은민

미디토리협동조합에서 활동중이다.

 

<내 청춘을 돌려다오> 2009

<다윗과 골리앗>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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