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부대신문]1502호에 다큐, 싶다 소식이 실렸습니다.

 

'다큐, 싶다', 독립다큐멘터리를 곱씹다

   지난달 28일, 국도예술관에서 여섯 번째 '다큐, 싶다'가 열렸다.

 한 상영관 안, 영화가 끝나도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곧 무대 위로 감독이 올라와 마이크를 잡고 관객과 영화에 대해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영화 상영회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이곳의 상영회는 다른 점이 있다. 상영된 작품이 일반영화가 아닌 독립다큐멘터리라는 것이다. 이 상영회의 이름은 '다큐, 싶다'이다.

 지난달 28일, 대연동에 위치한 국도예술관에서 여섯 번째 '다큐, 싶다'가 열렸다. 약 20명 정도의 관객들이 모여 독립다큐멘터리 <레드툼>을 관람한 후 감독과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영화에서 다룬 보도연맹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영화 촬영 당시 있었던 일화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 진행되는 '다큐, 싶다'는 관객들이 독립다큐멘터리를 곤람하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상영회다. '다큐, 씹다'라는 말로 시작된 '다큐, 싶다'에는 마음 터놓고 이야기해 보자는 뜻의 '씹다'와 독립다큐멘터리로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의미의 '싶다'가 담겨 있다. 상영회의 제목에 걸맞게 관객들은 감독과의 만남에서 본인의 궁금증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다큐, 싶다'에서 주로 상영되는 영화는 일반 극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립다큐멘터리. 독립다큐멘터리는 일반적인 다큐멘터리와 비슷하지만 대부분 후원금이나 감독 개인의 자산으로 촬영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부산의 독립다큐멘터리 제작공동체인 오지필름 문창현 대표는 "부산에서 독립다큐멘터리가 개봉·상영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며 "이런 영화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상영되는 작품들은 까다로운 선정절차를 거친다. 개봉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주제가 담긴 영화를 '다큐, 싶다'의 기획자들이 직접 보고 선정하는 것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상영회를 찾는관객들의 반응도 처음과 많이 달라졌다. 첫 상영회 당시 관객들은 기획자의 지인들과 감독들로 구성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독립다큐멘터리를 보고자 하는 일반 관객들이 계속 늘어났다. 그리고 그 관객들은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영회를 찾은 최동민(금곡동,36)씨는 "특별한 영화제가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사회의 여러 가지 단면들을 볼 수 있어서 자주 찾게 되다"고 밝혔다.

 여섯 번째 상영회를 마친 '다큐, 싶다'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지난해 11월 25일 첫 상영회를 시작한 '다큐, 싶다'는 1년간의 상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상영회의 내용을 책으로 엮을 예정이다. 문창현 대표는 "다큐멘터리는 기록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상영회도 작은 책으로 만들어 매 상영회를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밝혔다.

 '다큐, 싶다'의 일곱 번째 상영회는 오는 26일 저녁 7시 50분에 국도예술관에서 진해된다. 다음 상영회에서는 김미례 감독의 작품 <산다>를 관람한다. 작품은 KT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국도예술관 정진아 프로그래머는 "영화 촬영 당시 김미례 감독의 이야기와 실제 KT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형우 기자 sechkiwkd11@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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